"SK글로벌 채권단이 책임져야" 소버린 주장

  • 입력 2003년 6월 8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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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1대주주인 크레스트증권의 모(母)회사 소버린자산운용은 8일 SK글로벌 채권단이 SK글로벌에 돈을 빌려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버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채권은행단은 4조4000억원의 자본잠식으로 드러난 SK글로벌에 대한 여신 결정과 관련해 위험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자신들의 잘못과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버린은 또 최근 하나은행 김승유(金勝猷) 행장의 발언과 관련해 “‘주주들이란 투기적 투자자일 뿐이므로 그들의 이해는 무시될 수 있다’는 김 행장의 발언은 주식회사제도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이 발언이 한국 기업의 경영관행과 금융시장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해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소버린은 “SK㈜의 자금을 사용할 권한 및 권리가 없는 SK그룹 관계자나 SK글로벌 채권은행이 SK글로벌 구제를 추진하는 것은 상법에 위반되는 것이며 이사회는 오직 주주에게만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해 SK㈜이사회에 SK글로벌 지원을 승인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SK㈜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본사에서 이사회를 개최한다고 이날 밝혔다.

SK㈜ 관계자는 “10일 열리는 이사회는 경영진(사내이사)이 사외이사들에게 채권단과의 협상과정 등을 설명하는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SK글로벌에 대한 출자전환 여부 및 규모를 의결하는 공식 이사회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SK글로벌 채권단은 최태원(崔泰源) 회장이 갖고 있는 상장, 비상장 계열사 지분 가운데 상당 부분을 현물로 출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에 담보로 잡혀 있는 최 회장의 주식은 SK글로벌의 자본잠식을 해소하는 데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면서 “최 회장의 그룹 경영권 유지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지분을 처분하고 당장 매각이 힘들면 SK글로벌에 현물 출자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채권단에 맡긴 주식은 상장주식으로 △SK㈜ 0.11% △SKC 7.5% △SK글로벌 3.31% △SK케미칼 6.84%, 비상장 주식으로 △워커힐 호텔 40% △SK C&C 44.5% 등이며 경영권 유지에 꼭 필요한 주식은 SK C&C와 SK㈜의 지분이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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