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국무총리- 종교 문화 학계 등 각계원로 오찬

  • 입력 2003년 6월 6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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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국무총리(왼쪽에서 일곱번째)가 6일 각계 원로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으로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갖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 총리 왼쪽은 강원용 목사, 오른쪽은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연합
고건 국무총리(왼쪽에서 일곱번째)가 6일 각계 원로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으로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갖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 총리 왼쪽은 강원용 목사, 오른쪽은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연합
종교 문화 학계 등 각계 원로 13명은 6일 고건(高建) 국무총리와 오찬을 함께하며 집단이익 관철을 위한 집단시위가 빈번해진 최근 상황과 13일로 예정된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 1주기 추모시위가 반미시위로 흐를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날 모임에서 크리스챤아카데미 이사장인 강원용(姜元龍) 목사,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인 송월주(宋月珠) 전 조계종 총무원장, 서영훈(徐英勳) 대한적십자사 총재, 시인 김남조(金南祚)씨, 이세중(李世中) 변호사 등은 여중생 사망 1주기 추모행사의 순수성이 왜곡될 가능성에 대해 걱정했다.

강 목사는 “순수한 행사가 일부에 의해 반미에 이용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지적했고, 송 전 총무원장은 “추모집회 참가자의 대다수가 반미와 상관없다는 것을 외교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 목사는 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너무 말이 많아요, 고 총리는 말 많이 하지 마세요”라며 신중한 처신을 당부했다. 강 목사는 이어 “그동안 현 시국에 대해 침묵을 지켰지만,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생각을 밝혔다”고 말했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강 목사는 이 인터뷰에서 “현 상황은 4·19혁명 직후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 속에 집권한 뒤 구파 신파로 갈라져 대립하면서 국민의 실망과 분노가 쌓여 5·16이 일어났던 상황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조완규(趙完圭) 전 문교부 장관은 “정부가 사회적 갈등을 놓고 한쪽 편을 들어주면 상대편을 자극해 상황이 어렵게 된다”며 균형 잡힌 정책을 주문했다. 박형규(朴炯圭) 목사는 “아파트 값 상승은 중산층과 서민층의 불만요인이 되므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챙겨 달라”고 요청했고, 김옥라(金玉羅) 각당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은 “최신 교육을 받은 시간강사 처우를 개선하지 않으면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 총리는 이에 앞서 “참여정부 100일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별로 좋지 않았지만, 사회갈등 해소를 위해 총리가 악역을 자청해 내각에 인기 없는 시어머니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형규(朴炯圭) 목사, 김옥라(金玉羅) 각당사회복지재단 이사장, 김철 천도교 교령, 김지길(金知吉) 목사, 한승헌(韓勝憲) 전 감사원장, 박선규(朴善圭) 대한적십자사 중앙위원, 김태길(金泰吉) 전 서울대교수 등도 참석했다.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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