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씨 강금원씨와 친분깊어…이기명씨측근 "安씨가 주도"

  • 입력 2003년 6월 5일 18시 41분


코멘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전 후원회장인 이기명(李基明)씨와 창신섬유 강금원(姜錦遠) 회장의 경기 용인 땅 1차 매매 과정에서 노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安熙正)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이 ‘핵심 고리’ 역할을 했다는 관련자 증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5일 여권 관계자들과 이씨 지인들의 말을 종합하면 안씨는 노 대통령의 캠프 내에서 강 회장과 가장 친한 사이였으며 정작 계약 당사자인 이씨는 강 회장과의 친분이 별로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도 취재진에게 “안희정은 잘 안다. 이기명씨는 사무실에서 이따금 보면 인사하고 그랬지만 친하게 말하고 지내는 사이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1차 매매 과정을 잘 알고 있다는 이씨의 한 지인은 “이씨는 안씨가 강 회장을 데리고 와 계약서를 쓰라고 해서 쓴 것으로 안다”는 말도 했다. 안씨가 매매 계약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다는 얘기다.

그는 안씨가 용인 땅 매매 과정에 깊숙이 간여하게 된 데 대해 “노 대통령의 살림살이를 사실상 도맡아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생수회사 장수천 부채로 인한 한국리스 가압류 해결을 위해 노 대통령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만큼 노 대통령의 의중을 실행할 유일한 적임자였다는 것이다.

실제 안씨는 지난해 대선 때 한나라당이 장수천 의혹을 제기하자 직접 나서 “이기명 회장의 땅 2만평이 가압류돼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씨의 땅과 관련한 전반적인 상황을 꿰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런 논란에 대해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5일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의 관계로 미뤄 안씨가 원매자 물색 정도의 역할은 했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 그러나 이것도 확인한 게 아니라 추측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또 용인 땅 2차 매매가 사실상 실버타운 개발을 전제로 이뤄졌고, 개발허가 과정에서는 ‘권력 배경’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점을 들어 안씨의 역할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실제 여권 관계자는 “안씨가 표면에 나설 수는 없지만 막후에서 도와줄 수는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안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용인 땅 매매 과정 개입설을 강력 부인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