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총리를 내가 질타했지" 문희상 비서실장 구설수

  • 입력 2003년 6월 5일 0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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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文喜相) 대통령비서실장이 4일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가 부처 조정기능을 다 포기했는데 총리실에서 왜 조정을 하지 않고 있느냐. 총리실에서 나서서 하라고 내가 고건(高建) 국무총리를 많이 질타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 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라는 이름의 회의가 정식으로 만들어져 열리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며 총리실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문 실장은 간담회 후 “비서실장이 총리를 질타할 수 있느냐”는 말이 나오자 자신의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판단한 듯 “총리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부탁 또는 당부했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고 총리는 이에 대한 보고를 받고 “문 실장이 그런 말을 했겠느냐”며 웃어넘겼으나 탁병오(卓秉伍) 총리비서실장은 곧바로 총리실 정무 및 공보수석을 불러 경위 파악에 나서는 등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과거 김종필 총리 때 같았으면 당장 비서실장이 교체됐을 것”이라고 말했고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가 조정기능을 다 포기했다’는 문 실장의 발언 내용을 문제 삼아 “청와대가 다 했지, 언제 총리실에 힘이나 실어줬느냐”고 힐난했다.

문 실장은 파문이 일자 제3자를 통해 총리실측에 해명했으나 총리실측은 “당사자가 직접 해명하지 않는 것도 예의에 어긋난다”며 불쾌해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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