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땅 진입로 외압의혹…한나라 현장조사

  • 입력 2003년 6월 4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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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전 후원회장인 이기명(李基明)씨 형제가 경기 용인시 구성읍 청덕리 임야에 실버타운을 짓기 위해 지난해 12월 국민고충처리위를 통해 주택공사에 추가 진입로 개설을 요청했으나 주공측은 이를 거부했던 것으로 4일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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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사 경기지역본부는 지난해 12월10일 국민고충처리위에 보낸 회신 공문에서 “(이씨 등이 폭 12m 진입로 2개를 추가 개설해 달라고 한 요구는) 난개발을 선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택지개발에 편승한 추가 개발이 이뤄질 경우 특혜 의혹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며 ‘수용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씨가 추진 중인 실버타운 사업이 성사되기 위해선 주공측이 택지개발지구 입구에서 이씨 소유 땅을 잇는 도로를 추가 개설해야 한다. 용인시는 2일 “주공이 추가 도로를 허가하지 않는 한 실버타운 허가를 내줄 수 없다”고 밝혔었다.한나라당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비리 의혹 진상조사특위’ 간사인 김문수(金文洙) 의원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전에 진입로 개설 불가 결정이 내려졌는데도 대선 이후 국민고충처리위가 이씨 등 민원인들의 입장에 대해 두 차례 현장조사를 벌였고, 주공측도 ‘면밀히 검토 조치하겠다’며 당초 입장을 바꾸고 있다”며 “이씨 등이 노 대통령 핵심측근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압력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씨와 가까운 소명산업개발 윤동혁(尹東赫) 회장이 지난해 10월말 주공 경기지역본부를 방문, 용인 땅 진입로 개설을 적극 요청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이는 용인 땅의 2차 계약추진 시점이 1차 계약이 파기된 시점(올 2월)보다 4개월 이상 앞선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중계약 의혹을 제기했다. 주공 관계자는 이날 한나라당 특위 위원들에게 “윤씨는 두 차례 방문했으나 소명산업개발 회장이라고만 밝혔다”며 “자신을 ‘민주당 경기지부 정책실장’이라고 밝힌 소명산업개발의 박상훈(朴尙勳)전무도 올해 들어서만 4, 5차례 찾아와 진입로 개설을 요구했었다”고 밝혔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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