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7위 롯데 “삼복쯤엔 선두권”

  • 입력 2003년 6월 4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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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백인천 감독(60)은 팀이 연패를 거듭하던 시즌 초반부터 선수들에게 ‘하이에나가 되라’고 강조했다.

“사자나 호랑이가 되지 못할 바에는 기회를 엿보다가 한번 물면 뼈까지 씹어먹는 하이에나의 날카로운 이빨을 갖고 있어야 해.” 요컨대 힘에서 밀리더라도 상대 약점을 파고드는 집요함을 가지라는 것.

그 백 감독 얼굴에 요즘 자신감이 가득하다. 사자나 호랑이가 되는 것도 꿈이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바로 지난달 새로 수혈한 메이저리그 출신 용병 듀오 로베르토 페레즈(34)와 마리오 엔카네이시온(등록명 이시온·28) 때문이다.

백 감독은 지난달 23일 페레즈를 처음 보고 “하이에나만 있었는데 코뿔소가 들어왔네”라며 흡족해했다. 27일 국내무대에 데뷔한 이시온을 본 뒤에도 “물건이 되겠는데”라고 한마디.

이들의 활약은 백감독의 기대 이상이다. 4번타자 페레즈는 8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0.429의 불방망이를 뽐내고 있다. 뒤늦게 합류한 5번타자 이시온도 이에 뒤질세라 역시 6경기 연속 안타에 타율 0.381.

게다가 외야수로 뛰는 이들의 어깨가 워낙 강해 상대팀 2루주자는 안타가 나와도 홈을 파고들 엄두를 못낼 정도.

용병 듀오의 시너지효과도 크다. 이전에는 특정타자에 대한 상대팀 투수의 견제가 심했으나 용병 듀오의 합류로 불가능해졌다. 최대의 수혜자는 3번타자 손인호로 지난 1일 현대전 연속경기에서 7타수 6안타를 때리는 등 타격감이 상승 중이다.

시즌 초반 성적이 워낙 나빴던 탓에 롯데의 순위는 아직 7위에 머물러있지만 승률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용병 합류 이후 5승3패. 이에 따라 승률도 승률 0.289에서 3일 현재 0.348로 상승했다.

롯데는 내친 김에 여름철 상위권 진입을 노릴 태세다. 두 용병 모두 중남미출신으로 더위에 강한데다가 시즌 중반에 가세해 삼복더위에도 쉽게 지치지 않으리라는 이유에서다.

둘 모두 한 끼 식사로 4인분을 뚝딱 해치울 만큼 대식가인 점도 백 감독을 든든하게 하는 대목이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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