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감정 전세계적으로 확산…지구촌 의식조사

  • 입력 2003년 6월 4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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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으로 인해 미국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한 국제 사회의 신뢰도가 낮아지고 미국과 유럽의 갈등이 깊어졌으며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들이 미국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미 여론조사 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가 지난달 전세계 20개국 국민 1만6000명을 대상으로 국제 관계 등에 대한 인식을 조사해 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라크전의 신속한 종결과 전후 이라크 주민의 생활 개선에 대한 믿음으로 미국의 이미지가 일부 개선됐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 미국에 대한 우호적인 인상이 1년 전보다 줄어들었다.

또 미국에 대한 부정적 입장은 과거에는 중동의 이슬람 국가들에 국한됐었으나 이라크전을 계기로 인도네시아와 나이지리아 등 중동 이외의 지역으로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보면 프랑스 국민의 76%는 안보와 외교 분야에서 미국 의존도가 낮춰져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83%는 이라크전을 반대한 정부 입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국민 85%는 미국의 외교 정책이 외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독일의 경우에도 응답자의 80%가 이라크전에 반대한 정부 입장을 지지했으나 76%는 사담 후세인의 축출로 이라크 국민의 생활이 개선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응답자의 57%는 독일이 외교 안보 분야에서 미국과 보다 독립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미국과 함께 이라크전을 주도한 영국에서는 미국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인 응답자가 약 70%로 전쟁 전의 48%보다 절반 가량 많아졌다.

세계 지도자들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서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미국에서도 부시 대통령보다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44개국 국민 3만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돼 이날 함께 발표된 세계화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가 한국 46%, 독일 45%, 프랑스 43%, 스페인 38%, 러시아 35%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세계화가 자기 나라는 물론 자신에게도 이롭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한국인의 경우 90%가 세계화를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권순택 워싱턴특파원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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