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간 강사의 죽음' 네티즌 논란

  • 입력 2003년 6월 2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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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6월 2일자(동아닷컴 6월 1일자) 사회면에 서울대 시간강사 A씨(34)의 자살 소식이 보도되자 많은 네티즌들이 동아닷컴과 다음 까페 등의 게시판을 통해 슬픔과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지난 30일 서울대 인근 야산 소나무에 비닐끈으로 목을 매 숨진 상태로 발견된 A씨. 그를 괴롭힌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 문제였다. A씨가 서울대에서 3학점짜리 한 강좌를 맡아 가르치면서 받은 강사료는 한달 40만원정도. 그나마 5개월간의 방학 기간중에는 강사료도 끊긴다. 그동안 운좋게 학술진흥재단 프로젝트에 참여해 한달 150여만원의 연구비를 더 받았으나 이것도 1년만에 끝나고 말았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비록 적은 급여에도 열심히 시간 강사생활을 하며 교수임용을 위해 애썼으나 번번히 실패, 몇 개월전부터는 우울증 치료제까지 복용했다고.

▽ "시간강사 처우개선 시급" "그보다 더한 처지도 많은데… "▽

많은 네티즌들은 당국이 대학교육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면서도 노동권의 사각 지대에 있는 시간강사들의 힘든 처지를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동아닷컴 네티즌 bok0909씨는 “시간강사들이 일용 근로자 만도 못한 대우를 받는 현실에서 우리 나라 대학의 질이 뒤지는건 당연하다”며 “차제에 정부는 대학교육의 난맥상을 꼼꼼히 챙겨보고 장기적인 대책을 수립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지방 대학 출신 강사들은 이보다 더한 상황에서도 꿋꿋히 자신의 꿈을 펼쳐 나간다며 고인의 선택을 안타까워했다.

네티즌 k363씨는 "슬픈 현실이나, 고인 보다도 더 적은 급료를 받으면서도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사는 강사들이 많다"며 굳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어야 했냐고 반문했다.

▽ 대학 시간강사 교양 강좌 비율 54.1%▽

지난해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대학 시간강사는 5만여명으로 이들은 학부 교양과목의 54.1%, 전공과목의 29.98%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해외유학 바람과 취업난이 몰고 온 고학력 현상으로 국내외 박사학위자가 홍수를 이루고 있어 대학이 흡수하지 못하는 시간강사는 계속 늘어날 전망. 일부 전문가들은 2006년까지 배출될 4만여명의 박사 가운데 2만 6000여명은 일자리를 얻지 못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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