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WMD는 대량실종무기"…실체 논란 확산

  • 입력 2003년 6월 2일 19시 14분


코멘트
“WMD는 대량살상무기(Weapons of Mass Destruction)가 아니라 대량실종무기(Weapons of Mass Disappearance)다.”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운 WMD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미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9일자)는 이렇게 비꼬았다. 미국이 이라크의 WMD 보유 증거를 조작하거나 부풀려 발표했을지 모른다는 논란이 확산되면서 미 의회는 1일 사실 여부를 가릴 청문회를 실시할 방침을 시사했다.

▽미 상원 WMD 관련 조사 가능성=미 의회는 행정부가 제시한 이라크의 WMD 보유 증거가 정확한 것인지 조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존 워너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이 밝혔다. 워너 위원장은 패트 로버츠 정보위 위원장과 공동청문회를 실시할지 여부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공화당 존 매케인 의원은 “초당적 위원회 구성이나 정보위 보고서 채택 등이 적합하다”고, 민주당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의원은 “의회의 전면적 조사가 필요하다”고 각각 촉구했다.

▽“파월 장관도 정보 신뢰성 의심”=뉴스위크 최신호도 미국이 제시한 WMD 증거 가운데 상당수는 근거가 미약한 추정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가 우라늄 구입을 시도했다고 1월 주장했지만 미 국무부 정보조사국(INR)은 이를 사실무근이라고 판정한 바 있다. 미 에너지부와 국무부는 이라크가 핵무기 제조용 알루미늄 튜브를 수입했다는 주장도 자체 조사를 통해 핵무기와 무관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행정부 내 강경파들이 이라크의 WMD 보유를 입증할 정보만 취사선택했을 것으로 의심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또 호주의 로버트 힐 국방장관은 2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가 WMD를 갖고 있다는 정보 보고는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CIA, “새로운 증거 제시”=타임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르면 다음주 이라크의 WMD 보유에 대한 새로운 증거를 의원들에게 제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CIA는 WMD 증거 논란이 일자 ‘상처 입은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