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씨 관련 인물 김남수-박상훈-김필수씨 문답

  • 입력 2003년 6월 2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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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수 청와대 행정관 "李씨 요청으로 명의대여"▼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전 후원회장 이기명(李基明)씨는 경기 용인시 땅을 담보로 10억원의 은행 대출을 받을 때 현재 대통령 직속 노동개혁 태스크포스 행정관으로 있는 김남수(金南洙)씨의 도움을 받았다.

그는 2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전 회장의 요청으로 명의를 빌려줬고, 이 전 회장이 이자를 제대로 갚지 않는 바람에 내가 신용불량자가 돼 용인 땅에 가등기를 요구했다”고 해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이씨에게 명의를 빌려준 이유는 뭔가.

“96년 당시 수입이 없던 이 전 회장이 개인 대출 한도에 제약이 있고, 임야를 담보로 해서는 은행에서 돈을 잘 빌려주지 않으니까 사업자등록증이 필요하다고 해서 내 명의를 빌려줬다.”

―10억원이란 돈은 명의를 빌려주기에는 큰돈 아닌가.

“이 전 회장과 어머니가 절친한 관계였다. 내가 노동운동을 하다가 88, 90년 두 차례 구속됐는데 민가협에서 두 분이 알게 됐다. 큰돈 빌리는 데 명의를 빌려주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어머니도 ‘이 회장님을 도와드려야 한다’고 해서 한 것이다.”

―당시 사업(공구상) 규모가 작았다는데, 거액 대출에 문제가 없었나.

“서울 청계천의 1평짜리 공구상의 경우 월 매출액이 2억원쯤 된다. 당시 서울 송파구에 있던 내 가게는 25평짜리로 꽤 큰 편이었고, 외국 회사와 대리점 계약도 한 상태였다.”

―용인 땅에 왜 가등기를 설정했나.

“2000년 1월 초순 이 전 회장이 이자를 갚지 않아 신용불량자가 되는 바람에 어음거래를 정지당하고 사업에 압박을 받았다. 화가 나 이 전 회장에게 ‘가등기라도 설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출 과정을 노 대통령이 알았나.

“전혀 몰랐다. 그런 사실이 알려지면 이 전 회장에게 누(累)가 된다고 생각해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았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박상훈 소명개발 전무 "실버타운 李씨와 무관"▼

민주당 경기도지부 정책실장으로 재직하다 최근 그만둔 소명산업개발 전무이사 박상훈(朴尙勳·43)씨가 2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소명산업개발의 실버타운 건설사업에 제3의 인물이 참여한 것으로 밝혀 관심을 끌었다.

―실버타운 사업에 누가 참여하고 있나.

“이번 사업은 이기명(李基明·67)씨와 상관이 없다. 소명은 윤동혁(尹東赫·42) 회장이 이끌고 있으나 대주주는 아니다. 여러 사람들이 투자했다.”

―누가 대주주인가.

“대주주가 누구인지는 밝힐 수 없다. 소명을 통상적인 회사로 보지 말아 달라. 더 이상 설명할 수 없다.”

―신설된 회사가 1000억원대의 공사를 할 수 있는가.

“자금조달 계획은 별도로 있다. 윤 회장은 건설업과 개발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여러 군데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 자금조달에 문제없다고 본다.”

―윤 회장은 어디 있나.

“윤 회장은 나와 같이 있다. 그러나 사실 관계를 자꾸 왜곡해 현재 의식적으로 언론을 피하고 있다. 나와 윤 회장은 경기 안산시에서 몇 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자연녹지 용도변경에 의혹이 있는데….

“자연녹지로 지정된 것은 벌써 몇 년 전이며 자연녹지 지정은 주민들이 민원을 한다고 해서 될 사항도 아니다. 현재 용인시에 질의서를 보내고 답변을 얻은 게 전부인데 언론들이 너무 앞서나간다.”

용인=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95년 함께 근무 김필수씨 "윤동혁씨 월급 잘 안줘"▼

95년 윤동혁씨가 운영한 한국보건의료정보센터에서 상담실장으로 일했다는 김필수(金弼洙·45)씨는 2일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윤씨는 경기 용인시 땅을 살만한 돈을 끌어들일 사람이 못 된다”며 윤씨의 재력에 의문을 표시했다.

―윤씨의 재산이 얼마나 되나.

“집 한 칸과 타일가게 하나뿐인데, 부인 명의로 돼 있다. 나는 밀린 임금 150만원도 아직 받지 못했다.”

―윤씨가 정치인과 친분 관계를 과시한 적이 있나.

“사무실에 L 전 의원과 악수한 사진을 걸어놓고 있었다. 나와 윤씨, L 전 의원 보좌관이 술자리를 한 적도 있다.”

―윤씨가 이기명씨나 노무현 대통령 얘기를 했나.

“들은 적 없다.”

한편 L 전 의원은 “정치인이다 보니 사진을 찍은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윤씨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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