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융개혁 지휘 다케나카 장관 경질위기

  • 입력 2003년 6월 2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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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금융개혁을 진두지휘중인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52.사진) 경제재정상 겸 금융상의 거취가 일본은 물론 뉴욕 월가의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뉴욕 타임스가 최근 그가 퇴임 후를 대비해 미국 동부의 유명 대학과 접촉 중이라고 보도한데 이어 월 스트리트 저널은 그가 자민당 내 보수파의 압력으로 경질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근 대형 은행의 잇단 적자로 금융위기설이 대두되자 일본 내에도 다케나카 경제재정상의 수명이 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케나카 경제재정상은 “내가 없어지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해왔다”며 일축했지만 경질설이 확산되자 곤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게이오대 교수 출신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 출범 때 경제재정상으로 입각한 그는 작년 10월 금융상을 겸임하자마자 “대형 은행도 무너질 수 있다”며 부실채권처리 등을 과감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금융계의 저항과 당내 보수파의 제동으로 개혁의 핵심적인 내용은 실행 직전 단계에서 번번이 수정됐다. 일본 언론은 고이즈미 총리가 9월 자민당 총재선거의 재선을 위해 반대파와 타협해 다케나카 경제재정상을 경질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그의 퇴진이 고이즈미 내각의 구조개혁 포기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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