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銀 매각' 고수-철회 조율 진통

  • 입력 2003년 6월 2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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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일 서 별관에서 이정우(李廷雨) 대통령정책실장 주재로 조흥은행 매각과 관련한 비공개 토론회를 개최했다.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비서관이 조흥은행 노조의 파업을 막기 위해 노조측에 제안해 마련된 이 자리에는 정부측에서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과 이동걸 금감위 부위원장, 권오규 정책수석, 조윤제 경제보좌관, 이인원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또 노조측에서는 허흥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과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 이용득 금융노련 위원장이 참석해 은행 매각에 반대하는 입장을 개진했다.

학계 및 시민단체 등에서는 최흥식 금융연구원 부원장과 이찬근 인천대 교수, 박상용 연세대 교수(한국증권연구원장), 정승일 대안연대 정책위원 등이 참석했고, 홍석주 조흥은행장은 은행 입장을 대변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정부측은 매각작업을 중단할 경우 국제적인 신인도가 떨어질 뿐 아니라 공적자금 조기 회수에도 차질을 빚어 매각방침을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노조측은 정부에서 독자생존을 약속한 데다 헐값 매각 시비 등을 거론하면서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당초 토론회에 참석하기로 했던 문 수석은 “모든 일에 다 관여하려 한다”는 청와대 안팎의 지적을 의식해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대신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 정책수석실은 “매각방침 철회는 있을 수 없다”며 정부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민정수석실측은 “노조가 파업하면 더욱 헐값에 팔 수밖에 없다”며 매각조건에 대한 타협 가능성을 시사해 청와대 내부 의견이 어떻게 조율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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