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갈수록 "꽁꽁"…경기실사지수 96.4 불과

  • 입력 2003년 6월 2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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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바닥을 헤매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경기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6.4로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전경련측은 “대외 여건이 불투명한 데다 내수 부진, 투자의욕 침체 등으로 경기를 어둡게 보는 기업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5월의 자동차 내수 판매는 작년 같은 달보다 26.4%나 줄었고, 올 들어 5월 말까지 해외건설 수주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4%나 줄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조사한 중소제조업체의 4월 평균가동률은 69.5%로, 99년 5월 (69.3%) 이래 4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2002년 11월 71.5%를 보인 후 12월 70.8%, 올해 1월 70.5%, 3월 69.7% 등 6개월 연속 하락했고 3개월째 70%를 밑돌았다.

▽기업 체감경기, 또 하락=전경련이 조사하는 BSI는 지난달 108.1에서 다시 100 아래로 떨어졌다. BSI가 100에 못 미치면 경기가 전달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

전경련측은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계절조정지수는 89.5로, 6월 전망치로는 1997년 6월(79.6)과 98년 6월(64.1)을 빼면 가장 낮은 수치”라고 밝혔다.

기업들의 실제 경영실적을 나타내는 5월의 실적 BSI는 84.7로, 작년 11월 이후 7개월 연속 100 미만을 나타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95.3)과 비제조업(99.4)이 모두 100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내수(100.0)는 전달과 비슷할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99.0)은 다소 나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6월 광고 경기도 매우 나쁠 것으로 전망됐다.

광고주협회가 300대 광고주를 대상으로 조사한 6월 광고경기실사지수(ASI)는 89.5로 기준치 100을 크게 밑돌았다. 업종별로는 건설·부동산(112.6) 제약·의료(105.3) 등은 전망이 좋은 반면 가전(64.7) 패션·화장품(71.6) 등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자동차 내수 작년보다 26.7% 감소 ▼

2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지난달 내수 판매는 5만4861대로 4월에 비해 9.0%,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7.4% 감소하는 등 심각한 판매 부진을 나타냈다.

기아자동차도 5월 국내 판매량이 3만146대로 4월에 비해 6.1%,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30.5%나 감소했다.

GM대우자동차는 5월 내수 판매대수가 1만1707대로 전달보다 16.7%,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5.6% 줄었다. 르노삼성차도 5월 중 국내 판매대수가 9448대로 나타나 4월 보다 6.2% 감소했다.

한편 수출은 내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증가세가 다소 주춤했다. 현대차는 5월 한 달 동안 11만3733대를 판매해 전달에 비해서는 12.1% 감소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0.6% 증가했다.

기아차는 5월 한 달간 5만9255대를 수출해 4월에 비해서는 11.0%가 감소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9.1% 늘었다.

▼해외건설 수주 급감…9억달러 그쳐 ▼

해외 건설시장은 이라크전쟁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후폭풍으로 수주액이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2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5월 말까지 해외건설 계약실적은 71건, 9억3562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4건, 24억2087만달러)보다 건수는 61.4% 늘었지만 금액은 61.4%나 줄었다. 이라크전 발발과 사스 등으로 한국 기업의 주력시장인 중동과 아시아에서 대형 공사 수주물량이 급감한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올 들어 5월까지 수주액이 아시아는 2억2000만달러로 작년의 32% 수준으로 내려앉았고 중동은 9억4400만달러로 작년의 절반을 조금 웃돈 58%에 머물렀다.

업체별 수주실적은 △대우건설 3건, 2억9769만달러 △대림산업 1건, 2억219만달러 △LG건설 1건, 1억4011만달러 △현대건설 5건, 4637만달러 △한진중공업 1건, 4039만달러 △현대중공업 1건, 3972만달러 등의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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