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발굴유적지 원형 영구보존 공법 시도

  • 입력 2003년 6월 1일 22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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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된 유적지를 원형 그대로 영구 보전하는 공법이 국내에서 처음 시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농업기반공사 강진 완도지사와 동신대 박물관은 전남 강진군 칠량면 삼흥리 농촌용수개발사업 구역 내 고려청자 가마터를 경화(硬化)처리와 물기가 스며드는 것을 막는 차수(遮水)공법을 통해 보전처리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1일 밝혔다.

2001년 9월 발견된 청자 가마터는 토기와 청자, 기와 등이 출토된 가마군(群) 14기가 한 지역에 밀집돼 있어 고려시대 가마 운용체계를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농업기반공사 강진 완도지사와 동신대 박물관팀이 공동으로 개발한 이 공법은 문화재위원회 정양모(鄭良謨) 위원장 등 지도위원 14명이 심의한 결과 과학적인 가마터 보존공법으로 인정받았다.

농업기반공사 강진완도지사 윤충현(尹忠鉉) 사업과장은 “그동안 공사장이나 수몰지에서 귀중한 문화유적이 발굴되면 유물만 꺼내고 그대로 매몰해 유적지 원형이 훼손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보존방법을 연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보존공법은 1단계로 가마터 표층을 특수약품을 사용해 단단하게 굳힌 뒤 특수 보호피막을 씌운다. 이 공법은 2001년 11월부터 시작돼 현재 마무리 단계다.

이달초부터 연말까지 계속되는 2단계 작업은 가마 내부에 모래를 채우고 보호피막 위에 다시 점질토를 입힌 뒤 20cm두께의 특수 콘크리트를 덧씌워 물기가 스며드는 것을 차단한다.

이렇게 처리된 가마터는 삼투압 시험 등을 거쳐 수분이 전혀 스며들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면 저수지 둑 높이기 공사가 끝나는 2005년 말 물속에 잠기게 된다.

동신대 박물관 박철원(朴喆元) 학예연구사는 “후손들이 이 가마터를 다시 발굴하더라도 원형 그대로를 볼 수 있도록 첨단공법으로 시공했다”며 “문화재청이 이 공법의 성공 여부에 따라 다른 유적지에도 도입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강진=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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