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집 들킨 큰부리 까마귀 4월 한라산서 발견

  • 입력 2003년 6월 1일 20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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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국립공원 해발 1200m 속칭 ‘작은 두레왓’에서 ‘큰부리 까마귀’ 둥지가 처음 발견됐다. 까마귀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국내에서 둥지가 공식 확인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산하 한라산연구소는 지난 2년 동안 ‘큰부리 까마귀’ 생태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지난 4월말 처음으로 둥지를 발견해 생태를 연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둥지는 한라산 어미목광장에서 직선거리로 2km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으며 높이 12∼15m의 나무에서 2개가 확인됐다.

큰부리 까마귀는 3월경 마른 나뭇가지를 엉성하게 쌓아 올린 뒤 4월 초순경 부드러운 잡초와 새의 깃털 등을 이용해 둥지를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큰부리 까마귀는 3개의 알을 낳아 18일 만인 4월30일 부화에 성공했으며 현재 둥지에서 새끼 까마귀가 자라고 있다.

한라산연구소 관계자는 “까마귀는 매우 영리해 둥지의 위치를 노출하지 않기 위해 먹이를 갖고 돌아올 때도 엉뚱한 방향으로 우회하는 위장법을 쓰고 있다”며 “이번 조사결과 소나무나 잣나무 등의 마른 나뭇가지를 이용해 아주 은밀한 곳에 둥지를 만들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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