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에비앙 G8회의]부시-시라크 '갈등봉합' 어색한 악수

  • 입력 2003년 6월 1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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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가장 강력한 정상들의 모임’인 G8 정상회의가 1일 오전 9시부터 참가국 정상들이 헬기 등으로 회의장인 프랑스 에비앙의 루아얄 호텔에 도착하면서 화려하게 개막했다.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등 서방 선진 7개국(G7)과 러시아 정상이 공식 멤버로 참석하는 이번 G8 회의는 3일까지 △테러와의 전쟁 △세계경제 성장 △이라크 전후 처리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문제 등을 논의한다.

G8 정상들은 또 북한 핵무기 개발 계획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포기와 핵무기 비확산 약속 준수,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국 일본 러시아 등 관련국의 베이징(北京) 3자회담 참여 등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는 G8 정상 이외에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 등 12개국 정상이 초청됐다.

이들은 2일 G8 정상회의에 앞서 1일 확대정상회의를 갖고 경제 성장과 빈부격차 해소, 에이즈 퇴치 등 범지구적 관심사를 논의했다.

이라크전쟁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G8 회의의 최대 관심사는 이라크전쟁으로 인한 미국과 유럽의 갈등 봉합 여부. G8 8개국 가운데 미국 일본 영국 이탈리아 등 4개국은 이라크전쟁을 주도했으며 프랑스 독일 러시아 캐나다 등 4개국은 골수 반전국이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일 이라크전쟁으로 대립했던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이라크전쟁 이후 첫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복원 및 미국과 유럽간의 갈등 해소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1일 낮 12시반경 제네바 공항에 도착해 헬기와 자동차편으로 회의장인 루아얄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 테라스에서 이라크전쟁 이후 처음 대면한 부시 대통령과 시라크 대통령은 다소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악수를 나눴다.

부시 대통령이 3일 폐막식에 앞서 2일 오후 중동 지역으로 떠나는 것을 두고 회의장 주변에서는 이라크전쟁에 반대한 프랑스에 대한 불만 표시가 아니냐는 관측이 무성했다.

한편 1일 회의가 시작되면서 프랑스와 스위스 군경 3만여명이 회의장 주변을 겹겹이 둘러싸는 등 경계가 더 강화됐다.

에비앙에 접근하지 못한 반(反)세계화 시위대 1만여명은 지난달 31일에 이어 이날도 스위스의 제네바와 로잔, 프랑스의 안마스 등지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으며 일부 시위대는 제네바의 정부청사에 화염병을 투척하기도 했다.

에비앙=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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