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7전 8기’…서재응 44일만에 꿀맛2승

  • 입력 2003년 6월 1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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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 투수의 최고 덕목 중 하나가 ‘꾸준함’이다. ‘제구력의 마술사’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그레그 매덕스가 대투수로 불리는 것도 그가 지난해까지 15년 연속 15승 이상을 거둔 ‘꾸준한 투수(Steady Pitcher)’이기 때문이다.

AP통신은 1일 뉴욕 메츠 서재응(26)에 대해 ‘메츠에서 가장 꾸준한 선발투수(Steadiest starter)’라는 최상급의 표현을 썼다. 서재응이 이 같은 평가를 받은 것은 올 시즌 그가 보여준 일관된 피칭 내용 때문.

중간계투로 나간 4월23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을 제외하면 서재응은 선발등판 10경기 가운데 무려 9경기를 3자책점 이하로 막았다. 시즌 평균자책은 3.07이지만 4월23일 경기를 제외하고 선발로 나갔을 때의 평균자책만 따지면 2.74로 내셔널리그 랭킹 6위.

1일 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뉴욕 셰이스타디움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동부조 1위 애틀랜타와의 경기에서도 서재응의 진가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선발 8이닝 동안 6안타 1볼넷 2실점의 뛰어난 피칭. 올 시즌 최다투구이닝을 기록한 그는 이 경기에서 완투까지 도전했으나 9회 첫 타자 치퍼 존스에게 2루타를 맞고 교체됐다. 삼진이 한 개도 없었고 최고 구속도 145km에 그쳤지만 자신의 장점인 정확한 컨트롤과 변화구로 애틀랜타 타자들을 맞춰 잡았다.

서재응은 지난달 26일 매덕스와의 맞대결에서 7이닝 3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데 이어 2경기 연속 내셔널리그 최강팀인 애틀랜타를 무력화시킴으로써 주가를 높였다.

2경기 연속 서재응에게 당한 애틀랜타의 보비 콕스 감독은 “뛰어난 투수다. 공의 스피드를 조절하며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그는 타자들에게 어떤 공을 던져야 할지 아는 투수”라고 칭찬했다. 서재응도 “직구 스피드를 130km대와 140km대로 조절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서재응은 시즌 첫 승을 거둔 4월18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 이어 44일 만에 승리의 감격을 맛봤다. 7번 실패하고 8번째 도전 만에 거둔 승리라 ‘7전8기’인 셈이다.

이 경기에서 애틀랜타의 봉중근은 7회 마운드에 올라 사상 처음으로 같은 이닝에서 한국인 투수간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봉중근은 1이닝 2안타 무실점.

한편 시카고 컵스의 최희섭은 이날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6타수 1안타 4삼진을 기록했다. 연장 16회의 접전 끝에 컵스가 1-0으로 승리.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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