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노블리안스]최호원/성공신화 이룬 카리스마 경영

  • 입력 2003년 6월 1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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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인터넷 게임업체 넷마블은 모(母)기업 플레너스와의 합병을 발표했습니다. 새우가 고래를 먹은 것이지요. 합병의 주인공은 넷마블 방준혁 사장이었습니다.

2000년 넷마블 창업 후 계속된 적자, 이로 인해 2001년 방사장이 플레너스에 지분 51%를 넘긴지 1년. 그는 이번 합병으로 모기업의 최대주주(지분 23.4%)로 올라섰습니다. 계열사 사장에서 시가총액 5300억∼5500억원의 코스닥 '대기업' 총수로 변신한 것입니다.

그의 첫 사업은 프랜차이즈 컨설팅. 이후 인터넷 영화 및 위성인터넷 사업에 손을 댔다가 쫄딱 망했죠.

그가 주목을 받은 것은 피인수 1년 만인 2002년 156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부터였습니다.

방 사장은 당시 경영성과금으로 받은 31억원 모두를 직원들에게 나눠줬습니다. 하지만 그가 20여평의 다세대 전셋집에 살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직원들이 연봉의 150% 보너스를 받는 그 시간 그는 가족들의 호된 질책을 받았다는 후문입니다.

방 사장을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고 말하면 넷마블 직원들은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그에 대한 직원의 평가는 배짱, 승부욕, 카리스마 이 세 단어로 정리됩니다.

방 사장은 피인수 당시 2002년 순이익 50억원을 올리지 못하면 미달분만큼 지분을 내놓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대신 순이익 50억원을 넘으면 초과분의 30%를 경영성과금으로 달라고 했죠. 이런 ‘올인 배팅’이 31억원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직원들은 최근 회사가 국내 게임업체간 축구대회에서 1등을 한 것도 방 사장 때문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승부에선 이겨야 한다. 다른 업체와 달리 축구동호회가 없다는 것은 변명이 안 된다. 지면 월급을 깎겠다(?)”며 매주 2차례의 훈련을 독려했다고 합니다.

또 중요한 게임개발과 결혼을 동시에 앞둔 직원의 부모님에게 “결혼을 미뤄주시면 제가 책임지고 성공시키고 결혼도 시키겠다”고 말했던 그의 카리스마에 직원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립니다. 그 직원은 결국 결혼식 때 35세의 방 사장을 주례로 세웠습니다.

최호원 경제부 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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