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얼어붙는다…분양권 프리미엄 "뚝"

  • 입력 2003년 6월 1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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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각종 부동산 안정대책이 쏟아진 데다 계절적 비수기(非需期)에 접어들면서 부동산 시장 곳곳에서 냉각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파트 값 상승을 주도해온 재건축 단지의 시세가 주춤해졌고 분양권 거래가 뚝 끊기면서 분양권 프리미엄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또 경매에 넘겨지는 부동산 물건과 미분양 아파트도 크게 늘고 있다.

▽아파트 값 상승률 주춤=지난주 각종 부동산시세 조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주간 상승률이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지역 아파트 값 상승률은 0.3%로 한 주 전(0.6%)보다 크게 둔화됐다. 전국적으로도 0.3%에 그쳐 한 주 전(0.5%)보다 상승률이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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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에셋 조사에서도 지난주 서울 지역 아파트 값 상승률은 0.44%로 한 주 전(0.93%)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특히 집값 상승을 주도해온 서울 등 수도권 재건축단지 아파트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재건축 아파트 상승률은 0.46%로 한 주 전(2.52%)보다 크게 떨어졌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아파트 29평형이 1000만원 떨어진 7억9000만원, 경기 수원시 권선주공2차 15평형도 1000만원 낮아진 2억원에 시세를 형성했다.

분양권 거래가 주춤하면서 프리미엄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1일 재정경제부의 부동산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분양권 프리미엄은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한 주일 전보다 10.7∼33.3% 내렸다.

서울 도곡주공1차 재건축 26평형 프리미엄이 6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서울 역삼 휴먼터치빌 31평형도 1억50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으로 내려앉았다.

▽5월 등록 법원 경매물건 1년 만에 최대 기록=경기침체 영향으로 부동산 경매 물건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 전국 법원 경매시장에 새로 등록된 부동산 물건 입찰건수는 1만1279건으로 작년 4월(1만1622건) 이후 가장 많았다.

월별 신(新)물건 수도 △2월 6063건 △3월 7101건 △4월 9176건으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신물건이 늘면서 지난달 전체 부동산 입찰건수도 올 들어 가장 많은 2만6777건을 기록했다.

법원경매시장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가속화로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도 속출=4월부터 미분양 아파트 가구수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4월말 현재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2만4961가구로 3월말(2만3568가구)보다 5.9% 늘었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작년 10월 이후 올 1월까지 증가하다가 봄철 이사수요 증가로 2, 3월에 잠깐 줄어든 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

이달부터 투기과열지구내 분양권 전매가 입주 후 등기를 마칠 때까지 사실상 금지되기 때문에 미분양 물량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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