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손희정 '지구당 쟁탈전' 점입가경

  • 입력 2003년 6월 1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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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손희정(孫希姃) 두 여성 의원의 '지구당(대구시 달성군) 쟁탈전'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최근 달성군 지구당 당직자 523명이 "지구당위원장을 박 의원으로 바꿔달라"는 연판장을 작성해 중앙당에 제출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표면화됐다. 직접적인 발단은 지난달 10일 달성군 지구당 몫의 전당대회 대의원 가운데 박 의원이 추천한 대의원 173명이 현 지구당 위원장인 손 의원 모르게 중앙당에 접수된 것 때문이었다.

당 규정에는 현 지구당 위원장과 현역 국회의원이 다를 경우 서로 협의해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대의원을 선임하도록 되어 있다.

손 의원이 뒤늦게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박 의원이 추천한 대의원들을 중앙당에 접수한 지구당 핵심당직자들을 심하게 문책하자 당직자들이 연판장 제출로 반발한 것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지구당 쟁탈전'은 지난해 9월 한나라당을 탈당했던 박 의원이 대선 직전 당으로 복귀한 뒤 자신의 전 지역구에서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부터 시작됐다. 박 의원의 한나라당 탈당 이후 지구당 위원장 자리를 맡고 있던 손 의원에게 지구당을 내놓으라고 '선전포고'한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 두 사람은 각별한 사이였다. 손 의원이 박 의원 보다 나이로는 14살이나 많지만, 16대 총선 때 박 의원의 추천으로 전국구 후보 21번을 받아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또 손 의원은 박 의원이 2001년 총재 경선을 준비할 때 박 의원 지지를 호소하며 돕기도 했고 손 의원의 남편이 박 의원의 후원회 부회장을 맡기도 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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