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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反核反金 3·1절국민대회'집행위장 김상철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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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反核反金 3·1절국민대회'집행위장 김상철변호사

입력 2003-02-25 18:35수정 2009-10-10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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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보수’가 뭉쳤다. 심상찮은 반미 기류와 미군 철수 움직임, 북한 핵문제에 따른 한반도 위기 고조, 진보를 표방한 노무현(盧武鉉) 정권 출범….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에게는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수 없는 ‘위기 상황’이라 할 만하다. 3월1일 낮 12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반핵반김(反核反金) 자유통일 3·1절 국민대회’는 위기감에 휩싸인 한국 보수들이 대동 단결하는 장(場). 구호인 ‘반핵반김’은 북한 핵개발과 김정일(金正日) 체제를 반대한다는 의미다.

3·1절 국민대회 집행위원장인 김상철(金尙哲·56) 변호사는 한국 보수의 ‘이념적 중심축’ 가운데 1명으로 꼽힌다. 그는 1970년대에는 공안사건의 영장을 자주 기각하는 ‘소신 있는’ 판사로, 80년대에는 권인숙씨 성고문사건과 김근태씨 고문사건 등 시국사건을 맡아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날렸다. 99년부터는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에 관심을 돌려 탈북자에게 국제법상 난민 지위를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탈북난민 유엔 청원서명운동’을 벌여 1180만명의 서명을 받았고 지금은 탈북자 긴급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절대가치 ‘자유민주주의’

80년대 인권운동가로서 진보 노선을 걸었던 그가 보수주의자로 ‘전향’(?)한 배경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계속 같은 길을 걸어왔다”는 한마디로 일축했다.

“인권운동은 보수냐 진보냐에 상관없이 모두 해야 하는 일입니다. 인권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아래에서만 보장이 되기 때문에 북한공산체제와는 양립할 수 없습니다. 진보주의자라고 해도 김정일 정권에 반대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저는 80년대에는 인권변론을 했고 지금은 탈북자 인권운동을 하고 있지만 확고한 자유민주주의자예요. 변함없이 같은 길을 걸어왔다고 봅니다.”

‘3·1절 국민대회’ 준비에는 한국의 대표적 보수주의자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지만 행사를 처음 제의한 것은 김 변호사와 뜻을 같이하는 몇몇 종교인들이었다.

“1월 기독교인들이 주최한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회’가 끝난 뒤 한사랑선교회 회장인 김한식(金漢植) 목사 등 몇 사람이 모여 얘기를 나눴습니다. 기도회 행사에서 한걸음 나아가 국민대회로 승화를 시켜야겠다는 데에 공감하고 합의한 것이지요.”

한반도 상황에 대한 그의 인식은 북한과 김정일 체제를 분리해 바라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헐벗고 굶주린 북한 주민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지원해야 할 우리의 동포이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북한 주민을 굶어죽게 한 압제자이며 민족의 반역자라는 것이 논리의 핵심이다.

“북한 핵문제는 김정일이 핵무기를 갖고 세계를 상대로 공갈을 하는 겁니다. 공갈이 유효하다면 인질은 한국이 되는 셈이지요. 일부에서 주장하듯이 북한이 미국에 고분고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개발 문제에 관한 세계적 합의를 거역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겁니다.”

그는 또 ‘북한 핵문제를 민족 공조로 풀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김정일은 분단상황 관리를 위한 협상파트너는 될 수 있어도 통일을 위한 협상 대상은 아니며 같은 민족은 더더욱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독일 통일은 서독 정부가 동독 공산당의 호네커 일당과 협상해서 이뤄낸 게 아닙니다. 국민의 저항 때문에 호네커가 하야했고 공산당 일당독재가 아닌 다당제 헌법을 채택해 자유선거를 실시한 결과 이뤄진 겁니다. 북한은 기근사태로 300만명이 굶어죽었지만 김정일은 최신예 미그29기를 도입하고 핵무기를 개발하느라 수십억달러를 썼습니다. 연간 1억달러면 굶고 있는 북한 주민을 옥수수로 연명시키고 2억달러면 잡곡으로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최근의 반미 정서에 대해서도 그는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하게 된 역사적 배경과 미국에 대한 이해 부족, 북한 주민과 김정일 정권을 구분하지 못하는 ‘순진함’에서 나온 판단 착오라고 말했다.

●보수와 진보의 공존

그는 1999년부터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해달라는 유엔 청원서명운동을 벌여 1180만명의 서명을 받았다. 서명자 중에는 외국인도 10만명이 포함돼 있었다. 서명운동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주도했지만 비기독교인도 상당수가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언젠가 만난 앙리 블라뇰이라는 프랑스 하원의원은 ‘내가 본 중국 내 탈북자는 지상에서 가장 비참한 모습이었는데 지척간에 일어나고 있는 불행한 사태에 대해 한국인들이 어쩌면 그렇게 무관심할 수 있느냐’고 묻더군요. 중국 공안에 붙잡힌 탈북자가 북한으로 넘겨지기 전에 잠시 머무는 구류장 벽에는 ‘한국 대사관 ×새끼들 저주가 있으라’는 피로 쓴 낙서가 있다고 합니다. 북한 체제의 본질을 외면하는 우리 사회는 북한 상황을 전혀 모르는 외국 학자들 수준이에요.”

그는 탈북자 문제는 ‘인권 문제’이며 이는 보수와 진보 관계없이 매달려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보수든 진보든 모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아래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모든 표현의 자유는 사회 질서를 파괴하지 않는 한 인권으로서 보장되어야 합니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파괴되면 독단만 남는 것이지요. 우리가 극우나 극좌를 경계하는 것은 그것들이 독단이면서 자기정당성을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권과 적법절차,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보수와 진보가 공존 협력하는 기본 틀입니다.”

그는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가 앞으로 5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같은 예측의 배경에는 미국의 과학기술과 자본력 이외에도 ‘지식력’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국의 저력 중에서 간과되고 있는 것이 ‘지식력’입니다.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세상을 떠날 때 상당수가 재산을 대학에 기부하기 때문에 미국 대학은 돈이 많습니다. 특히 전 세계의 우수한 인재들이 미국으로 유학을 오고 그중 절반이 그대로 미국에 눌러 앉습니다. ‘팍스 아메리카나’가 5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것도 이 때문이에요. 이런 미국과의 협력체제를 포기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세계를 주도해가는 나라이기 때문에 항상 자기중심적으로 빠질 위험성이 있고, 남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도 앞으로는 대국까지는 어렵겠지만 ‘중대국’ 정도는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입장에서 보면 미국이 범하는 과오를 우리도 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언론 자유 보장을 통해서 잘못이 있다면 비판을 받고 수정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는 북한 핵 위기에서 비롯된 한국 경제의 불투명성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최근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2단계 낮췄고 여기에서 한두 등급이 더 내려간다면 재기불능의 경제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외국자본가들이 지금의 우리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주식시장의 30%가 외국자본입니다. 국제자본은 그 속성상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금방 다른 곳으로 떠납니다. 지금 한국인의 행태를 보면 97년처럼 국제통화기금(IMF)의 도움을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고…. ‘IMF’ 없는 ‘IMF사태’를 맞을 수도 있겠죠. 이게 한국의 보수가 일어서는 이유입니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

▼진보에게 묻는다▼

한국의 보수는 노무현 정권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연일 쏟아지는 개혁정책도 그렇지만, 북한과 미국에 대한 태도에 불만이 있어 보인다. 김상철 변호사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노 대통령의 대북관과 비서관 인선에 대해 거침없는 ‘쓴소리’를 늘어놨다. 또 한국의 진보세력에 대해서도 다양한 비판을 쏟아냈다. 일부 오해의 소지도 있지만 김 변호사의 주장을 그대로 소개한다.

▽북한 인권 비판은 왜 안 하나=한국의 진보세력은 어쩐 일인지 북한 김정일 정권에 대한 비판은 자제하고 있다. 게다가 북한 주민이 당하는 인권침해와 박해에 대해서도 침묵 일변도다. 독일의 진보 또는 좌파세력이 동독의 공산당 지배에 대해 명백히 반대하고 동정적이지 않았던 것과는 큰 차이다. 진정한 진보주의자라면 김정일 정권에 대해 단호하게 “노(No)”라고 밝히고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 끈질긴 노력을 해야 한다.

▽한미동맹에 대한 오해=노 대통령은 ‘북한과 미국이 싸우면 말리겠다’고 했는데 전쟁이 난다면 북한의 우리 동족이 미국과 싸우는 것이 아니고 김정일 집단이 미국과 싸우는 것이다. 북한의 동족은 우리의 적이 아니지만 김정일 집단은 우리의 적이다. 진정한 우호나 동맹은 자존심 있는 사람끼리 가능하다. 의존 형태로는 우호동맹은 가능하지만 대등한 관계가 되지 못하고, 국력은 약한데 자존심만 강하면 웃음거리가 된다.

▽노 대통령의 인선=대통령비서관은 정치권력을 구사하는 핵심 보좌관들이지만 비서관 중에는 80년대 이른바 주사파, 민중혁명파 활동을 했던 사람이 있다. 일부는 법원의 유죄 확정 판결까지 받았다. 이들을 공직에 취임시키려면 헌법에 대한 충성서약을 받아야 한다. 독일의 경우 60년대 급진학생운동을 한 사람들이 공무원, 교사가 되자 10여만명을 재심사해 독일연방공화국 기본법에 대한 충성 여부를 확인하고 헌법 파괴적 행위의 유무와 개전의 정 여부에 대해 심사했다.

▼김상철 변호사는…▼

△1947년 평북 태천 출생

△1966년 서울고, 1970년 서울대 법대 졸업

△1973년 서울형사지법 판사

△1974년 태평양아시아협회 회장

△1975년 서울민사지법 판사

△1977년 서울대 법학석사, 1998년 서울대 법학박사

△1985년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

△1991년 한미우호협회장

△1993년 서울시장

△1999년 탈북난민보호 유엔청원운동본부장

△2002년 미래한국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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