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을 쓴 허준은 우리 강산에 흐르고 있는 물을 33가지로 나누어 병을 고치는 데 썼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물은 깨끗해서 약으로도 쓰일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 허준의 물 처방은 쓸모 없는 것이 되고 말았다. 깨끗한 물에서만 살 수 있는 많은 물고기들이 자취를 감추었고 생존능력이 강한 피라미만이 오염된 하천 속에서 견디어 왔는데, 이제는 그 피라미마저도 살 수 없는 물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피라미도 살기 어려울 정도로 오염된 물을 어떻게 더 이상 약으로 쓸 수 있겠는가. 물이 약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우리 건강을 해칠 지경이 되었다. 우리 모두가 넉넉한 수자원 확보와 수질오염을 줄이는 데 노력해 허준이 병을 고쳤던 맑은 물을 후손에게 물려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