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회 인촌상 산업기술부문 수상자]강명순씨 "세계적 기계강국 꿈"

  • 입력 2001년 9월 20일 20시 10분


【제15회 인촌상 수상자가 20일 선정, 발표됐다. 인촌 김성수 선생의 탄생 110주년이 되는 올해에는 교육, 산업기술, 학술 등 3개 부문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인사들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심사는 부문별로 전문가 4, 5명씩이 참여한 가운데 3개월간 공정하게 진행됐으며 수상자 확정단계에서는 심사위원들간에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권위의 인촌상을 수상하게 된 세 분의 삶과 공적사항, 수상소감 등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인촌상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산업기술부문 강명순 명예교수

◆산업기술부문=강명순(한양대 명예교수)

▼한국 기계공학 개척자…“세계적 기계강국 꿈”▼

산업기술부문 수상자인 강명순(康明順·80) 한양대 명예교수는 “인촌상은 개인이 아닌 한국 기계공학 분야 전체에 주어지는 영예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계산업이 왜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그는 “기계 없는 공장 봤느냐”는 반문으로 운을 뗐다.

“전자나 정보통신 등 첨단산업의 위상이 아무리 커져도 산업발전의 가장 중요한 기초는 기계산업입니다. 물론 기계만 중요하다고 말해서는 안 되겠지요. 전자산업 등이 이룩한 눈부신 기술발전을 기계에 접목시켜야 한국이 세계적인 기계 강국이 될 수 있습니다.”

그는 기계와 더불어 평생을 살아왔다.

1946년 서울대의 전신인 경성대 이공학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일제(日帝)가 남기고 간 조선기계제작소가 첫 직장. 그는 공작(工作)부장으로 일하면서 이 회사를 6.25전쟁 직후 한국에서는 하나뿐인 종합기계 생산공장으로 키웠다.

55년 인하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되면서 ‘학문의 길’을 걷기 시작했지만 한쪽 발은 항상 산업현장에 딛고 있었다. 69년부터 71년까지 대한기계학회 회장직을 맡을 때도 기능인력을 키우는 데 힘을 쏟았다.

“왜 기능에 관심을 두느냐는 비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산업현장에서 활용되지 않는 공학이론은 가치가 없습니다. 산업현장에서 풀리지 않는 (기능상) 문제점을 고민하다 보면 이론 발전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팔순(八旬)이지만 그의 열정은 조금도 식을 줄 모른다. 기계에 관한 해외의 연구논문을 수집해 국내에 소개하고 해외에서 열리는 국제회의는 기회 있을 때마다 찾는다. 공업표준심사위원으로도 정열적으로 활동중이다.

“기계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론이나 공작기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사람입니다.”

강 교수는 “후진을 키우기 위해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공적사항=기능인 양성등 산학협력 앞장

50여년간 한국 기계산업과 공학이론 개발을 앞장서 이끌어왔다. 서울대 인하대 한양대 수원대 등에서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기계가공과 공작기계에 관한 25권의 저서를 남겼다.

1973년에 출간한 ‘최신기계공작법’은 28년이 지난 지금도 학계와 산업계의 ‘바이블’로 통한다. 산학협력에 깊은 관심을 갖고 많은 기업들에 대한 현장지도를 했다.

청소년 기능인들에게도 직접 기술을 가르쳐 한국이 국제기능올림픽대회를 10연패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한양대 부총장, 대한기계학회 회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는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한양대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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