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각국언론 논평/"장벽 허무는 첫걸음"

  • 입력 2000년 6월 15일 19시 29분


“남북한이 통일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영국 BBC방송).” “남북정상회담은 지구상 마지막 남은 장벽을 허무는 첫걸음이다(러시아 이즈베스티야).”

세계 각국 언론은 14, 15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의 남북공동선언 합의 소식을 일제히 긴급 주요뉴스로 보도하면서 큰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이틀 연속 1면 머릿기사로 전하면서 “민주주의의 영웅적 투사인 김대통령이 남북한간의 대화를 복원함으로써 한국 현대사에 거대한 변화의 힘으로 자리잡을 것이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동북아 정세 큰 영향줄것"▼

이 신문은 “김위원장은 정상회담 주최국 지도자로서 자신있게 행동함으로써 은둔에서 벗어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ABC방송은 “남북한 정상이 주한미군 철수문제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문제라는 두가지 전략적 관심사는 다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이즈베스티야는 “남북한은 이미 거대한 역사 속에 들어섰다”며 “1300여년 전 한반도에서 최초로 통일을 이룬 신라왕족의 후예들인 두 정상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일본 주요 신문들도 이번 공동선언을 세계사적인 뉴스로 평가했다. 특히 아사히신문은 1면 전체에 ‘통일을 목표로 한 남북합의’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공동선언문 전문을 실었다. 이 신문은 “남북이 화해와 신뢰조성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딤으로써 일본과 북한, 미국과 북한 관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반도에 평화-통일 훈풍"▼

이 신문은 또 사설에서 “움직이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빙산이 남북정상회담으로 녹기 시작했다”며 “역사는 움직이며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것을 다시 실감한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쥐트도이체차이퉁은 “남북 정상의 합의문 서명은 지난 반세기 동안 냉전이 지속돼온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을 위한 초석을 놓은 사건”이라고 논평했다.

<워싱턴·도쿄·베이징·모스크바·파리특파원종합>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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