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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핫라인]'태조 왕건' 주인공役 최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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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핫라인]'태조 왕건' 주인공役 최수종

입력 2000-03-26 19:57수정 2009-09-23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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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공영적인’ 드라마를 만들라는 채찍으로 알겠습니다.”

1998년 12월31일 밤12시경 서울 여의도 공개홀에서 열린 ‘KBS 연기대상’에서 당시 주말드라마 ‘야망의 전설’로 대상을 수상한 탤런트 최수종(37)이 눈물을 흘리며 한 말이다.

물론 당시 불어닥친 IMF 한파에 선정성 폭력성 강한 프로그램들이 ‘철퇴’를 맞던 상황을 고려한 발언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최수종의 연기 커리어를 뜯어보면 그 말은 자신에게 건 일종의 ‘주문’일 가능성이 높다.

연기 생활의 대부분을 KBS에서 보낸 그는 ‘만년 소년’이라는 별명답게 일탈이나 반란을 꿈꾸는 캐릭터를 맡은 적이 거의 없다. KBS의 한 부장급 드라마PD의 말을 빌리면 ‘결합구조가 매우 안정돼 있어 좀처럼 변형되지 않는 금강석’같은 캐릭터다. 게다가 방송가에서 소문난 애처가로 불리는 그는 사생활도 매우 ‘안정’돼 있다. 26일에는 아내인 탤런트 하희라가 둘째 아기로 딸을 낳았다. 육탄 액션 연기로 화제를 모은 ‘야망…’과 19일 막을 내린 KBS2 주말드라마 ‘사랑하세요?’에서는 의외의 배역인 건달로 나왔지만 극 중 시대 상황과 비교해서는 오히려 의인(義人)에 가깝게 느껴진다.

물론 사람들은 그가 4월1일 첫 방송될 KBS1 대하사극 ‘태조 왕건’(토일 밤9·50)에서 주인공 왕건 역을 맡아 천하를 호령하는 ‘대장부’로 변신하는 것을 놓고 “저 소년같은 최수종이 과연…”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KBS는 “가장 무난하다”며 2000년 최고의 빅카드를 결국 최수종에게 맡겼다. 그는 언제부턴가 ‘공영 방송’이라는 KBS의 스테이션 이미지를 구현하는 몇 안되는 연기자로 꼽히고 있는 셈이다. 23일 오전 유인촌 차인표 등과 함께 주주로 참여하는 인터넷방송국 ‘씨엔지티비닷컴’ 창사 발표회장인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그를 만났다.

―얼굴이 반쪽이다. 왕 노릇이 그렇게 힘드는가.

“7년여 만의 사극 출연이고 무엇보다 (유)동근 형이 ‘용의 눈물’에서 만들어놓은 왕의 카리스마를 깨는 것이 힘들다. 하지만 내가 파악한 왕건이라는 캐릭터는 따뜻하고 포용력있는 인물이다. ‘태조 왕건’ 역은 마초(macho)의 이미지보다는 인간적인 면이 보다 부각될 것이다.”

―KBS 대하사극은 전통적으로 중년 남성 시청자를 타깃으로 해왔다.

“액션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도 말타고 칼 휘두른다. 경북 문경의 오픈 세트장은 날마다 칼 부딪치는 소리로 진동한다. 삭발에 외눈박이로 나오는 라이벌 궁예(김영철 분)가 드라마의 ‘남성성’을 상당부분 커버할 것이다.”

―‘용의 눈물’도 초반 액션신이 끝나고 나서는 유동근의 카리스마에 드라마의 절반 이상을 의존했다.

“사극이 어려운 점은 짜여진 동선(動線)보다는 눈빛이나 대사로 카메라와 대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많은 부분을 연출자인 김종선PD에게 의존하고 있다.”

―스스로 머리가 좋지 않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연기할 때 머리를 완전히 비운다는 얘기다. 집중하기 위해서. 그래야만 제작진의 의도를 고스란히 화면에 전달할 수 있다. 나는 대작을 맡을 때면 주위도 ‘비운다’. 그동안 MC를 맡았던 KBS2 ‘자유선언, 오늘은 토요일’도 지난주에 접었다.”

―당신이 말한 ‘공영적’ 드라마라는 게 뭔가.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를 끌어안을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닐까. NHK의 사극같은 거. 하지만 드라마의 타깃층이 세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드라마를 만들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아내는 당신을 ‘최감동’이라고 부르던데….

“아내는 내 모든 출연작을 꼬박 모니터하고서 ‘당신이 자랑스럽다’는 말만 한다(웃음). 내가 봐도 이상한 부분을 꼬집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아내의 상찬이 공허해지지 않도록 노력한다. 항상 감사할 따름이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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