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경북대 공동학술대회]남명-퇴계學派 사상 조명

  • 입력 1999년 12월 6일 19시 44분


16세기 조선성리학계의 양대산맥을 형성했던 퇴계 이황(退溪 李滉·1501∼1570)과 남명 조식(南冥 曺植·1501∼1572). 최근 들어 조식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활발한 가운데 경상대 남명학연구소(소장 허권수교수)와 경북대 퇴계연구소(소장 송휘칠교수)가 두 학파의 사상을 비교 조명하는 학술대회를 공동개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두 학파는 오랜 기간 서로 다른 길을 걸어 왔고 이른바 PK 및 TK와도 연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공동개최의 의미는 크다.

3일 경남 진주시 경상대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는 ‘남명학파와 퇴계학파의 사상적 특성’이란 주제 아래 두 학파의 사상 문학 교육 등이 비교 논의됐다.

고려대 이동환교수는 ‘남명 퇴계 양 학파의 사상 특성에 관한 몇 가지 문제제기’라는 기조강연에서 “퇴계학파의 사상이 존재론적 성격을 가진 반면 남명학파의 사상은 실존철학적 성격을 가졌다”고 파악했다.

“퇴계학파는 영속하는 보편세계인 이(理)의 세계를 현상계의 근원에 상정하고 일상의 삶에서 이 ‘이의 세계’를 추구했던 반면, 남명학파는 철저히 현상계의 구체적 체험을 중시하며 강력한 현실 참여 의지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현실세계에서는 그러나 퇴계학파가 조선시대 내내 사림의 중심으로 자리를 굳혔던 데 반해 남명학파는 조식의 수제자인 정인홍(鄭仁弘)이 광해군과 함께 인조에게 쫓겨난 이후 쇠락의 길을 걸었다.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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