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음반 리뷰]카운터테너 이철수 ‘사랑의 기쁨’

  • 입력 1999년 10월 27일 18시 41분


올해 갑자기 친숙한 음악용어가 된 ‘카운터테너’. 브라이언 아사와 내한공연, 자동차 광고 배경음악 등을 통해 많은 팬을 확보하게 됐다.

“우리나라에도 카운터 테너가 있다.”

이철수(대구대 강사)의 외침. 그는 96년 호암아트홀에서 국내 첫 카운터테너 독창회를 열었고 대학에서 합창을 지휘하며 ‘토종 카운터테너’를 육성하고 있다.

그가 첫 CD를 내놓았다. 제목은 ‘사랑의 기쁨’.

일곱 곡의 외국 작품과 같은 수의 한국 가곡을 수록했다. 한국 가곡이 카운터테너의 목소리에 실려 선을 보이는 것도 역시 처음이다.

음반으로 듣는 그의 목소리는 아사와, 숄, 메라 처럼 마냥 결이 고운 ‘카운터테너’가 아니다.

오히려 헨델 오페라의 영웅적 주인공에 어울릴 법한 음질이다.

첫곡 ‘아름다운 아마릴리’의 일부 악구는 테너 육성(肉聲)이 그대로 높은 음역으로 올라온 듯 강렬하다.

한국 가곡의 수묵화적 서정이 그대로 카운터테너의 표현에 들어맞을까. 염려는 잠깐. 조두남 ‘산’의 아늑함이 좋다. 서둘지 않고 유연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결점도 없지 않다. 낮은 음역에서 음량이 확연히 줄어들고 음색도 눈에 띄게 어두워진다.

장식음 처리가 일부 흔들리는 부분을 수정편집 않고 그냥 넘어간 부분도 귀에 걸린다.

믹싱 과정에서는 에코(잔향)을 지나치게 주었다. 피아노 반주 부분은 따로 연주해 편집한 듯한 이질감이 느껴진다. 표지 디자인에도 좀더 정성을 들였어야 했다.

이철수는 미국 뉴욕 시립대에서 중세 르네상스 음악을 공부했고 콘스탄틴 카솔라에게 카운터테너 창법을 배웠다.

★★★☆(만점〓별5개, ☆〓★의 절반. 동아일보 문화부 공연팀의 평점)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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