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왕위계승자 앙리 도를레앙 타계

  • 입력 1999년 6월 21일 19시 32분


19일 91세를 일기로 사망한 ‘파리 백작’ 앙리 도를레앙은 59년간 프랑스 왕가의 왕위계승자였던 인물.

그는 1848년 퇴위한 프랑스 마지막 왕 루이 필리프 도를레앙의 직계 후손으로 1940년 왕위계승자가 됐다.

앙리 도를레앙은 손자인 앙굴렘 공작의 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 드뢰의 자택에서 숨을 거두었다.

앙리 도를레앙은 평생 왕정 부활을 꿈꿔왔으면서도 프랑스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아왔다. 역대 대통령들도 어려울 때면 그의 자문을 구하는 등 가깝게 지내려고 애썼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은 “파리백작은 프랑스의 전통 구현과 왕가의 계승 발전에 평생을 바쳤으면서도 동시에 공화정을 존중한 인물이었다”고 회고했다.

1908년 7월5일 기즈 공작과 이사벨 도를레앙 공주의 외아들로 출생한 앙리 도를레앙은 모로코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는 1926년 부친이 왕위계승자가 되면서 왕위계승자 및 장자는 프랑스에 거주할 수 없다는 당시 법에 따라 부친과 함께 벨기에 모나코 스페인 포르투갈 등을 전전하며 지냈다.

1950년 관련법이 폐지되면서 프랑스로 돌아온 그는 가끔 국내문제에도 개입해 샤를 드골대통령과 프랑수아 미테랑대통령은 프랑스 제5공화국이 배출한 두 명의 군주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의 사망으로 프랑스의 왕위계승권은 장자인 앙리 드 프랑스 클레르몽백작(66)에게 넘어갔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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