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게 삽시다 4]美 찰스타운 리타이먼트 커뮤니티

  • 입력 1999년 1월 28일 19시 48분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의 소도시 캔톤스빌. 83년 이곳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13만평의 넓은 부지 위에 최상급의 시설을 갖춘 ‘찰스타운 노인마을’이 세워지면서 노인을 모시고 사는 가정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사는 게 너무 즐거워.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아주 바쁘게 살거든. 예전보다 훨씬 건강하고 행복해진 것 같아.”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랴 심리학강의 들으랴 바쁜 애넷 버리얼할머니(77)는 “최근 친구들과 함께 요리책을 냈다”며 웃음지었다.

찰스타운 행정부책임자인 데니스 디마지오는 “전구 갈아끼우는 일조차 안 해도 될만큼 모든 서비스가 제공된다”며 “미국내 노인마을 중 최초로 입주금 전액반환제를 시행해 현재 1천5백명이 입주대기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자랑. 입주금 전액반환제는 입주노인이 사망하거나 퇴촌할 경우 입주금을 자식이나 본인에게 되돌려주는 제도.

입주자는 2천5백여명. 10평짜리 원룸부터 침실과 욕실을 각각 두 개씩 갖춘 30평 아파트까지 9종류의 주거공간이 있다. 입주자는 입주금과 월관리비(매일 한 끼 식사 포함)를 낸다. 10평 원룸은 입주금 7만달러(8천4백만원)+월관리비 8백60달러(1백만원), 30평 아파트는 입주금 33만달러(4억원)+월관리비 1천4백달러(1백70만원).

▼ 생활과 시설 ▼

찰스타운에는 브릿지게임 바느질 모형요트만들기 등 취미클럽은 물론, 신년파티준비클럽 의료센터방문클럽 등 1백50개의 다양한 클럽이 있다. 모두 입주자들이 자율적으로 만들어 운영. 직원들은 회원모집광고나 모임장소마련 등만 도와준다. 취미활동 시설로 강당 실내수영장 헬스클럽 컴퓨터실 공예실 음악실 독서실 게임실 셔플보드코트 강의실 등이 있다. 은행 미용실 약국 수퍼마켓 등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다.

“안녕하세요. ‘오늘의 찰스타운’입니다. 이번 시간엔 ‘현관 예쁘게 장식하기’콘테스트 수상자를 발표하겠습니다.”

매일 오전 10시면 자체 케이블TV방송국에서 제작한 생방송이 흘러나온다. 입주자는 여기서 클럽활동일정 셔틀버스운행시간 새입주자소개 등 생활정보를 얻는다.

▼ 의료와 안전 ▼

세계적으로 저명한 존스홉킨스대병원이 이웃에 있는 것이 큰 장점. 이 병원 의사 6명이 찰스타운 의료센터에 파견나와 있고 치과 안과 정형외과 의사 등도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어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입주자가 건강이 나빠지면 찰스타운 내에서 독립주거형→의존주거형→의료센터로 단계적으로 옮긴다. 목욕 옷입기 식사 등을 남이 도와주는 의존주거형 아파트에는 현재 1백50여명, 의료센터에는 2백50여명이 머물고 있다.

안전요원들은 매일밤 각 현관문에 작은 고리를 돌려 놓는다. 다음날 아침까지 고리가 그대로 있으면 문을 안 열었다는 증거. 곧바로 입주자가 무사한지 살핀다.

〈캔톤스빌(미 메릴랜드주)〓윤경은기자〉ke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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