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방송에 천안문사태 첫등장』…워싱턴포스트紙 보도

  • 입력 1998년 6월 28일 20시 35분


중국이 톈안(天安)문사태를 언급한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의 기자회견을 생중계한 것은 미중(美中)관계의 돌파구를 열 획기적 조치라고 워싱턴포스트지가 28일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클린턴대통령이 27일 기자회견에서 톈안문사태에서 민주주의를 외친 시위대들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인명을 희생시킨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음에도 중국 당국이 이를 생중계했다”면서 “이는 중국 지도자들의 자신감과 개방의지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톈안문사태이후 중국 국민들은 한번도 방송에서 톈안문사태에 대한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면서 “이를 두고 샌디 버거 백악관국가안보보좌관은 ‘진정 역사적 결정’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클린턴대통령은 28일 베이징(北京) 충원(崇文)구 소재 충원문 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해 종교적 통일성과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중국인과 미국인은 다같은 하나님의 자녀이며 형제 자매”라고 말했다.

클린턴대통령은 이어 쯔진청(紫禁城)과 만리장성을 관람했으며 방중 5일째인 29일 베이징대에서 연설한 뒤 상하이(上海)로 출발한다.

한편 중국 반체제인사들은 클린턴대통령의 방문에 고무받아 ‘중국민주당’(25일)과 ‘중국민주정의당’(27일)이 각각 창당신청서를 당국에 제출하는 등 공산당 일당통치에 도전하고 나섰다.

○…클린턴대통령이 예배를 본 충원문 교회는 톈안문 광장에서 동쪽으로 약 2㎞ 가량 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한 교회. 1876년 미 감리교에 의해 베이징 거주 미국인들을 위해 세워졌으며 조지 부시 전미대통령이 주중대표부 근무시절 다녔던 곳으로 유명하다.

한편 로마 교황청은 27일 중국의 로마 가톨릭 신자들을 위해 중국당국에 종교의 자유를 확대해 줄 것을 촉구.

○…미중정상이 27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을 공개비판하고 금융개혁과 경기부양을 강력히 요구한데 대해 일본측은 양국이 ‘일본 제치기’ 또는 ‘일본 경시’를 가시화하는 게 아니냐며 민감한 반응.

〈베이징·도쿄·워싱턴〓황의봉·윤상삼·홍은택특파원〉heb86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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