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제주지사-부산시장후보경선]『중앙당 예상과 달라』

  • 입력 1998년 4월 30일 20시 08분


30일 실시된 한나라당 부산시장후보 경선과 국민회의 제주도지사후보 경선에서는 현역 시도지사가 탈락하는 ‘이변’을 낳았다.

국민회의 광주시장후보 경선에 이어 나타난 현역 탈락현상은 지방에서의 후보 경쟁력이 중앙에서 예상하는 것과 다소 다르다는 점을 보여줬다.

▼ 부산 ▼

안상영(安相英)전부산시장이 한나라당 부산시장후보로 선출되기까지는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다.

당초 부산시장 후보싸움은 문정수(文正秀)시장과 김기재(金杞載)전의원간의 대결양상이었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의 압도적 우위를 내세워 합의추대를 기대했던 김전의원이 지난 19일 대의원 접촉을 원천적으로 차단당하고 있다며 경선 불참을 선언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에 부산지역 일부 의원들은 인기도가 다소 낮은 문시장을 후보로 내세워서는 본선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 ‘제3후보론’을 제기하면서 안전시장의 경선 참여를 추진했다.

문시장과 김전의원간의 양자대결구도에서 공천신청을 포기했던 안전시장은 의원들의 설득을 받아들여 26일 막차로 후보등록을 마쳤다.

결국 이날 경선에서는 상당수 지구당위원장들이 안전시장을 민데다 대의원들 사이에 “문시장을 후보로 뽑으면 김전의원의 무소속출마를 정당화시켜 준다”는 논리가 확산, 안전시장이 여유있는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경선과정에서 부산의원들간에 보이지 않는 갈등의 골이 깊어진데다 김전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방침이어서 한나라당으로서는 부산지역 선거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 패배한 문시장은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막판에 안전시장이 ‘무임승차’했다는 불만도 적지 않아 문시장의 무소속 출마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 제주 ▼

‘3년만의 설욕이 과연 끝까지 유지될까.’

95년 제주지사 선거에서 무소속후보였던 신구범(愼久範)현지사에게 고배를 마셨던 우근민(禹瑾敏)전총무처차관이 30일 국민회의 도지사후보 경선에서는 신지사를 눌렀다.

두 후보가 나란히 국민회의 공천을 희망, 팽팽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이날 경선은 우전차관이 압도적 표차로 신지사를 눌러 다소 싱겁게 끝났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우전차관의 압승을 ‘예상했던 일’로 받아들였다. 우전차관이 95년 패배 이후 다음 선거를 기약하면서 꾸준히 조직관리를 해온 반면 신지사는 선거 이후 조직관리를 다소 소홀히 했다는 평가이기 때문.

이와 함께 제주의 생명산업인 관광산업이 경제불황으로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는데다 지난해 과잉생산된 감귤에 대한 출하조정정책이 도민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는 점도 신지사에게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전차관은 일단 1차 관문을 통과했으나 본선에서도 ‘3년만의 설욕’이 유지될지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신지사가 3년전 그랬듯이 제주에서는 여당 공천을 받지 못한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 당선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부산·제주〓조용휘·김정훈·공종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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