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기준미달 12개銀 경영계획서제출…무더기 정리될듯

  • 입력 1998년 4월 30일 20시 08분


7,8월중 부실은행이 대거 정리되고 9월엔 제2금융권의 부실기관이 무더기로 정리돼 1차 금융 구조조정이 마무리된다.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 미만인 12개 은행은 금융감독위원회의 요구에 따라 30일 경영정상화계획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거액의 증자 등 실현가능성이 낮은 ‘희망사항’을 주로 열거해 놓은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정부는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이 구심점 없이 제각각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체계적으로 담당할 구조개혁소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헌재(李憲宰)금감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12개 은행이 제출한 계획서의 실현가능성과 타당성을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영평가위원회에서 종합평가해 그 결과에 따라 7월중 부실은행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리방안으로는 폐쇄 합병명령 영업정지 등 “가능한 모든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고 이위원장은 설명했다.

이위원장은 또 “현재로서는 자기자본비율이 8%를 넘는 나머지 은행들에 대해서도 경영진단을 실시해 그 결과를 보고 8월중 정리대상을 확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신탁 보험 증권 리스 종합금융사 등 제2금융권에 대해선 9월중 부실기관을 정리하며 이로써 1차 금융구조조정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이위원장은 말했다.

이어 시작될 2차 금융구조조정에서는 ‘한국식’ BIS비율이 아닌 국제표준의 BIS비율에 따라 부실은행을 가려내 경영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게 된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중인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도 “은행이 제출한 계획서를 6월말까지 평가해 타당성이 없으면 합병 등으로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장관은 “부실은행이 스스로 정리하지 않으면 가교은행을 설립, 자산을 인수시킨 뒤 인가를 취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이날 금감위에 제출한 경영정상화계획서는 △증자를 통한 자본금 확충 △점포 및 인원 감축 △리스 등 자회사 통폐합 또는 매각 △부실여신 감축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겠다는 내용.

자기자본비율이 6∼8% 미만인 조흥 상업 한일 외환 충청 경기 등 6개은행은 1천억∼2천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내놓았으나 증시 여건을 감안할 때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기자본비율이 6% 미만인 동화 동남 대동 평화 강원 충북 등 6개 은행도 증자와 점포 및 직원 정리 등 비슷한 계획을 제출했다.

이들 계획서는 ‘시간끌기용’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은행 관계자들 스스로도 “알맹이가 없는 계획서”라고 말할 정도다.

한편 정부는 ‘개혁 추진 5인방’인 재경부장관 금감위원장 기획예산위원장 청와대정책기획수석 경제수석이 참여하는 구조개혁소위를 경제대책조정회의 안에 설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체계적인 금융 기업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을 점검할 구조조정기획단(단장 금감위원장)을 5일 금감위에 설치한다.

<김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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