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시대따라 달라진 선물들

  • 입력 1998년 4월 29일 19시 45분


지금의 성인들이 어렸을때 좋아한 선물은 무엇이었을까.

어린이날 선물도 시대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선물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50, 60년대 궁핍했던 시절에서 10만원 이상의 값비싼 선물도 흔해진 풍요의 80, 90년대까지. 시대별 어린이 선물 인기리스트를 살펴보면 우리네 소비수준과 가족문화의 변천이 엿보인다.

‘보릿고개’를 넘어가느라 힘겨웠던 50, 60년대는 어린이날에도 선물을 챙겨줄 여유가 없었다. 그저 하루 세끼 밥 굶기지 않는 게 최고의 선물이었다고나 할까.

형편이 풀리기 시작한 70년대. 롯데 해태 등 제과업체가 비스킷과 스낵을 내놓았지만 아직은 귀하던 시절. 10여 가지 과자를 한데 넣은 1천∼5천원짜리 종합과자 선물세트가 큰 인기를 끌었다. 어린이날이나 명절때면 빨간색으로 포장된 과자선물세트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어른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풍요로움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80년대. 어린이날은 ‘명절’로 자리잡았다. 설빔을 입듯 옷이나 신발 문구 등을 선물하는 것이 어느덧 당연하게 여겨졌다. 어린이들을 겨냥한 ‘에인절(Angel)산업’이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 다양한 작동완구와 봉제인형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만화주인공을 소재로 한 여아용 마론인형 등 어린이용 팬시제품이 인기 아이템으로 각광받았다.

90년대는 지능개발형 완구 개발붐을 시작으로 컴퓨터 바람이 불면서 컴퓨터를 이용한 게임기가 최고의 인기 선물로 떠올랐다. 고급 외제 의류와 신발이 어린이 사이에서 유행으로 자리잡아 ‘어린이 과소비’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IMF시대.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자녀들에게 선물 한두가지씩은 하면서도 사회분위기는 썰렁해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

〈이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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