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에티켓/통신은어 남발]『알아듣도록 대화합시다』

  • 입력 1998년 4월 29일 19시 13분


“어솨요,방가!”

“멜만 보내지 말고 우리 번개 가져요.”

무슨 뜻인지 도무지 헷갈리는 이 말들은 요즘 PC통신에서 일반화된 채팅 언어들이다. ‘어솨요’는 어서와요, ‘방가’는 반가워요, ‘멜’은 메일, ‘번개’는 통신인끼리 직접 만나는 일을 가리킨다.

인터넷채팅에서도‘cu’ ‘invu’ 등 그저 영어 알파벳을 나열한 것처럼 보이는 글자들을 자주 볼 수 있다.

‘see you’(나중에 봅시다), ‘I envy you’(난 네가 부러워)에서 발음만 따온 것이다. 그런가 하면 ‘oic’(Oh, I see·알겠어요), ‘bbl’(be back later·금방 돌아올게요), ‘btw’(by the way·그런데)처럼 단어의 첫 글자들에서 따온 약어들도 많다.

요즘에는 신세대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광고문구에까지 이런 약어가 등장할 정도로 젊은이들에겐 널리 확산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네티즌들은 아무데서나 약어를 남발해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원래 통신 약어는 타자 속도가 느린 사람들이 채팅에서 겪는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나온 것. 서로 편하자고 쓰는 게 약어인데 상대방이 이해 못한다면 오히려 쓰지 않는 것만 못하다.

PC통신서비스 나우누리의 안진혁씨는 “타자속도가 충분하다면 제대로 된 문장을 쓰는 것이 약어를 쓰는 것보다 오히려 빠르고 정확하다”고 말했다.

〈정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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