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실적노린 「金중계무역」 열올려…이달만 4억달러

  • 입력 1998년 4월 29일 19시 13분


국내 종합상사들이 무분별한 수출실적 경쟁에 나서면서 금을 수입하여 되파는 중계무역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외화자금 부족으로 극도로 제한돼 있는 무역금융을 종합상사들이 금 수입 외상대금으로 월 3억∼4억달러씩 쓰는 바람에 수출용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는 중소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

▼종합상사 금수입 실태〓올들어 7대 종합상사들의 금 수입실적을 보면 지난 1월과 2월에는 7천5백만달러와 1억1천만달러어치에 그쳤으나 지난달에는 3억9천6백만달러에 이르렀으며 이달에도 4억달러어치를 수입했다가 재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업체별 금 수입실적은 ㈜대우가 2억6천2백만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현대종합상사 6천1백만달러 △LG상사 5천7백만달러 △삼성물산 6백만달러 순.

▼금 중계무역이란〓금 중계무역은 금을 외상으로 수입해 현금을 받고 수출하는 형식으로 국내외 금리차를 노린 파이낸싱 기법의 하나. 금 수입시 국내은행에 신용장을 개설하면 연이율 11∼12%로 최장 6개월간 외상거래가 가능하지만 팔 때는 거래처로부터 현금을 바로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면 22∼23%의 고금리를 내야 하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종종 금 중계무역으로 외화자금을 끌어다 쓰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현재 국내 은행들은 외화자금부족으로 무역금융이 원활치 않은 실정. 대기업들이 금수입을 하면 중소수출업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무역금융은 그만큼 줄어든다. 또 금 외상수입대금은 단기외화부채와 같아서 환율이 오르면 빚이 늘어나는 등 환리스크에 완전 노출돼 있다.

종합상사들이 금을 사온 해외업체에 다시 되파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살 때 가격보다 평균 0.2∼0.5% 낮게 팔고 있다. 국내에서 금을 단순가공해 재수출할 경우 운송비 보험료 등 0.83%의 추가비용이 든다. 금 1억달러 수출시 13억∼17억원의 부대비용이 낭비된다는 계산.

〈이영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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