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21세기위원회」,진행중 멀쩡한 옷 잘라『소동』

  • 입력 1998년 4월 29일 08시 27분


“IMF시대에 이래도 됩니까?”

MBC가 봄개편을 하며 신설한 프로그램 ‘21세기위원회’(월 밤11·00)가 20일 첫 방송된 이후 시청자들의 빗발치는 항의에 몸살을 앓고 있다. ‘21세기위원회’프로중 풍자대담 코너 ‘이러쿵 저러쿵’이 그 화근. MC 김국진과 김용만이 청소년 문제를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가위를 들고 상대방의 넥타이와 와이셔츠를 마구 자르기 시작한 것. 돌발적인 이 행동은 대화의 내용과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

PC통신에서는 “10원짜리 동전도 아끼려는 판에 무슨 짓이냐” “한밤중에 공포영화 방송하는 줄 알았다. 이게 공영성을 앞세운 방송이 할 짓인가” 등 시청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결국 제작진은 27일 2회 방송부터 당분간 ‘이러쿵…’코너를 빼면서 파문의 ‘조기진화’에 나섰다.

‘21세기위원회’는 MBC가 ‘정보 도덕 재미’의 영어 단어 첫글자를 딴 ‘IMF(Information Morality Fun)’가 슬로건.

MBC가 이번 개편에서 첫 손으로 꼽았던 원칙은 공영성의 강화였고 ‘21세기위원회’도 ‘계도성이 강한 오락프로’가 그 목표였다. 그러나 ‘21세기위원회’의 난데없는 가위소동은 채널간 오락프로의 경쟁이 치열한 밤11시대에 조금이라도 더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려는 얄팍한 시도였다는 비난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승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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