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일생]「별의 무덤」 블랙홀

  • 입력 1998년 4월 29일 08시 27분


우주선이 지구의 중력을 뿌리치고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로 나가려면 1초에 11.18㎞ 이상 속도를 내야 한다.

만약 지구의 중력이 엄청나게 커진다면 초속 30만㎞인 빛마저 빠져나갈 수 없게 된다. ‘블랙홀’도 같은 이치다.

엄청난 중력때문에 빛이든 무엇이든 한번 들어온 물질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주위의 모든 물질을 빨아들이는 이런 블랙홀이 우주공간에는 무수히 존재한다.

블랙홀은 질량이 매우 크다. 독일 천문학자 슈바르츠실트는 지구가 블랙홀이 되려면 현재 무게는 그대로인채 적도 반지름(6천3백78㎞)이 1㎝로 줄어들어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블랙홀은 별의 무덤이다. 태양보다 질량이 30배 이상 큰 별이 핵융합을 끝내고 빠른 속도로 수축하면 엄청난 질량을 가진 블랙홀로 변한다.

블랙홀이란 말은 69년 미국 물리학자 휠러가 처음 사용했다. 블랙홀은 빛조차 내지 않아 그 자체로는 관측할 수 없다. 블랙홀 주위를 둘러싼 물질에서 내는 X선을 관측, 블랙홀의 존재를 짐작할 뿐이다. 백조자리 X1별은 91년 과학자들이 최초로 찾아낸 블랙홀이다.

질량이 태양의 8∼30배 되는 별은 블랙홀과 다른 형태의 죽음을 맞이한다.

별이 수축될 때 압력을 받아 중심부는 중성자 덩어리(중성자별)로 변하고 바깥 부분은 폭발하듯이 우주공간에 조각조각 흩어진다. 이를 ‘초신성폭발’이라고 한다.

87년 일본 천문학자들이 마젤란성운에서 발견한 1987A는 지금까지 관측된 초신성폭발 중에서 가장 뚜렷한 모습으로 유명하다.

지난주 미국 일리노이대 프레드 램교수 등 천체물리학자들은 초신성의 잔해 속에서 중력이 매우 큰 중성자별을 발견,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아인슈타인은 80여년전 ‘빛도 엄청난 중력을 가진 물질 곁을 지날 때는 휘어진다’는 내용의 일반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바 있다.

〈김학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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