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재미교포「벤처기업」,10억달러에 매각 『눈길』

  • 입력 1998년 4월 28일 20시 15분


30대의 한 재미교포가 창업한 정보통신 벤처기업 유리시스템스가 미국의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루슨트 테크놀러지에 10억달러(약 1조4천억원)에 매각, 합병됐다.

루슨트 테크놀러지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주식장외시장(NASDAQ)을 통해 김종훈(金鍾勳·37·사진)회장 소유의 유리시스템스를 공개 매수 합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루슨트 테크놀러지측이 밝힌 매수금액은 주당 35달러에 총 10억달러 규모.루슨트 테크놀러지측은 6월말까지 인수합병절차를 모두 끝내고

유리시스템스의 기술을 바탕으로 초고속 데이터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리시스템스는 재미교포인 김종훈회장이 92년 미국에서 창업한 정보통신 벤처 기업으로 비동기전송방식(ATM)의 최신 고속 교환기를 전문적으로 생산, 멀티미디어 데이터교환기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김회장은 창업 5년만인 97년 6천1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그동안 매년 매출액과 순이익이 평균 400%씩 초고속 성장을 해왔다.

유리시스템스는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비즈니스 위크지가 선정한 초고속 성장 1위 벤처기업으로 선정됐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28일 루슨트 테크놀러지의 인수합병 기사와 함께 김회장의 성공담을 1면에 소개하면서 “기업가의 창의성을 보장하는 미국의 고전적인 꿈이 한 한국출신 이민자에 의해 실현됐다”고 크게 보도했다.

포스트지는 “김회장이 14세때 미국에 처음 건너와 서투른 영어와 다른 피부색 때문에 친구들의 놀림을 받으면서도 1주일에 1백20시간씩 공부해 성공을 일궈냈다”고 소개했다.

김회장은 루슨트 테크놀러지의 네트워크 사업담당 사장으로 내정됐다.

루슨트 테크놀러지는 96년 AT&T로부터 분리된 세계 최대 정보통신 장비업체로 지난해 매출액 2백64억달러를 기록했다.

김회장은 이번 인수 합병과 관련해 “우리의 목표는 언제나 가장 믿을 만한 교환기를 만들어 세상의 모든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자유롭게 통신망을 통해 주고 받는 것이었다”고 말하고 “루슨트와의 결합을 통해 이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기쁘다”고 말했다.

〈김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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