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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외통부장관 회견]『외교관은 한국의 영업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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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외통부장관 회견]『외교관은 한국의 영업사원』

입력 1998-04-28 19:34수정 2009-09-2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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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朴定洙)외교통상부장관의 ‘IMF외교관론’이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박장관은 취임 이후 ‘발로 뛰는 외교관’과 ‘경제난 극복을 위한 투자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외교관’을 강조해 왔다. 박장관의 이런 외교관론은 과거 남북 대결시대의 외교나 체제홍보 외교 때와는 다른 어떤 특성을 보여준다. 정부 관계자들이 이를 ‘IMF외교관론’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인 듯. 28일 장관 집무실에서 만난 그의 첫마디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대통령 자신이 세일즈맨으로 직접 뛰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 외교관들도 ‘주식회사 한국’의 ‘영업부직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공관장들이 주재국의 기업인에게 대한(對韓) 투자의 이점 법률 정책 등을 충분히 이해시키면 그게 바로 투자분위기 조성 아닙니까. 그런 활동도 없이 교민들과 골프나 치고 사무실에만 앉아 있으면 외교관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박장관은 지난주 재외공관장회의 때도 교민들과의 골프를 예로 들어 공관장들을 질책한 바 있다. 이 대목에 대한 그의 설명이 이어졌다.

“골프를 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고 우리 교민들, 그것도 항상 같이 어울리는 사람들과만 치지 말고 주재국의 기업인 정치인 문화인 등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 어울려 교제의 폭을 넓히라는 얘기입니다.”

그는 최근 EU대사들과의 오찬회동 때 “김대중(金大中)대통령께서 어느 나라 대사가 대한 투자활동에 열심인지 점수를 매기고 있다”며 “성적이 좋으면 내가 직접 본국에 상신(上申)해 주겠다”고 조크를 해 좌중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그의 투자외교 강화에 대한 각오의 일단을 보여준 셈이다.

박장관은 요즘 교민, 특히 유학생이 IMF사태로 어려움을 겪거나 학업을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그는 최근 장관실을 방문한 앤서니 헬리 신임 주한 호주대사에게 호주에 유학중인 한국학생들에게 호주정부가 학비를 융자해주도록 요청했다. 그는 또 제임스 레이니를 비롯한 미국대외관계협회(CFR) 관계자들에게도 미국정부와 대학들이 한국유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수혜폭을 늘리고 장기저리 학자금융자를 확대해 주도록 힘써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외교관에 대한 박장관의 생각은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다. 그는 외교관들이 ‘새 정부의 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정부’라면서 정부의 정책을 자신있게 알리지 못해서는 곤란하다는 것.

“외교통상부 직원들만큼 밤 새워가며 일을 많이 하는 공무원이 없습니다. 그런데 불필요한 보안유지습성에 젖어 ‘말 안하는게 제일’이라며 알릴 것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외통부가 일은 안하고 ‘폼’만 잡는 곳이라는 인상마저 주고 있습니다. 이는 ‘국민의 정부’가 지향하는 정책투명성에 거꾸로 가는 것입니다.”

〈김창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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