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 라이트]자연생태硏 대표 류창회씨

  • 입력 1998년 4월 28일 19시 33분


‘오늘은 냇가에 도롱뇽 알을 보러 갔다.’

요즘 아이들도 이런 일기를 쓸까? 류창희씨(35·자연생태연구소 대표)의 대답은 “그렇다”. 그가 아이들과 늘 하는 일이기 때문. 매달 한 두 차례 그는 ‘신나는 자연마당’을 펼친다.

“환경교육이란 말은 절대 안써요. 환경문제도 결국 인간의 사고나 행동이 잘못돼 생기는 일이거든요.

신나게 놀면서 평생 추억거리를 만들다 보면 자연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죠.”

봄,개구리 도롱뇽 알과 들꽃 관찰. 여름, 갯벌 체험 및 물고기와 친구하기. 가을, 버섯과 야생화 관찰. 겨울, 철새와 토끼몰이. 때로 산나물 쌈싸먹기, 순두부만들어먹기 등도 포함된다.

“구경으로만 끝나면 의미가 없죠. 우리 조상이 어떻게 살았는지 체험하는 것도 소중합니다. 옛날에는 인절미는 귀한 떡이라고 칼을 대지 않고 접시로 잘랐어요. 직접 떡메로 쳐서 떡을 만들어 보면 음식을 대하는 생각부터 달라져요.”

서울시립대와 동 대학원 조경학과 졸업.

대학원 다닐 때 산성비의 피해에 대해 공부하다가 아이들에게 심각성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서 자연교육을 시작했다. 이제 자연생태교육에 관한 한 ‘개척자’로 꼽힌다.

경기 의왕시 청계동 계곡에 자리한 외딴 건물이 사무실. ‘의왕시 자연생태학교’(0343―26―3595)란 팻말이 붙어 있다. 서울에서 오가는 데만 3시간여. 그래도 자연속에서 생활하는 것이 큰 기쁨이다.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가족 참가자가 많이 늘었다. 숫자가 많으면 제대로 교육이 안되니 그것도 고민. 대개 회비는 1인당 5천원. 돈 대신 계란 한 판, 우리 밀 한봉지, 김치 한 통으로도 셈을 치른다.

“부모가 제일 좋은 선생님입니다. 직접 가르치는 것이 아이들을 두 배로 기쁘게 하는 방법이죠.”

자연교육은 별난 것이 아니란 게 그의 설명. 당장 아파트 단지 주변이나 뒷산부터 둘러보라고 조언한다.

“어떤 색의 꽃이 제일 많을까?” “노란 꽃은 몇 종류일까?” “노랑 나비는 흰 꽃에도 앉을까?” 부모가 이렇게 묻고 아이가 대답하는 것이 바로 자연교육이란 이야기.

〈고미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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