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보세요]「어깨 늘어진 남편」 용기줄 방법은…

  • 입력 1998년 4월 28일 1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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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

30대 중반의 주부입니다. 작은 회사에 다니는 남편은 요즘 말이 없어졌습니다. 해고되지는 않았지만 감봉된 후부터 흰 머리카락이 눈에 띄는 느낌입니다. 어려운 시기에 혼자 애쓰는 남편이 안쓰럽고 제가 무능해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합니다. 저는 별다른 재주나 숫기도 없이 그저 집에 오는 남편을 편하게 해주려 애쓰는 것밖에 못합니다. 어떻게 해야 남편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 답 ▼

옛날 곡예사 출신 수도자가 있었습니다. 라틴어도 잘 모르고 아름답게 찬송하지도 못합니다. 성모를 위해 무언가 바치고 싶어하는 그는 혼자 괴로워 합니다.

어느날 수도자들은 성모상 앞에서 발로 공을 굴리고 물구나무 서는 그를 발견합니다. 근엄한 수도자들은 불경스러운 태도에 대노하여 그를 끌어내려 합니다.

그러자 성모상이 걸어 내려와 말 없이 그의 얼굴에 난 눈물과 땀을 닦아줍니다. 가장 소중한 것을 바치는 마음을 귀하게 본 것이지요.

남편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당신의 마음이 그대로 남편에게는 도움이 됩니다. 그 마음은 따뜻하게 데워놓은 찌개나 새로 손질해 끼워놓은 베갯잇에도 담겨 있습니다. 지친 어깨로 돌아오는 남편을 맞는 따뜻한 미소가 닥친 어려움을 이겨낼 힘과 용기를 줄 것입니다.

우애령(작가·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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