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주식이야기]「세계」를 읽어야 「증시」보인다

  • 입력 1998년 4월 28일 19시 33분


요즘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종전의 ‘큰 손’만큼 커졌다.

기관투자가들은 더 이상 부실요인을 감당하기 어려워 보유증권을 처분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도 증시를 떠나고 있다. 4조원을 넘던 고객예탁금이 2조원으로 줄었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현재 한국의 주가가 낮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은 달러를 내고 주식을 사기 때문에 달러로 환산한 주가지수를 투자판단 근거로 삼는다. 외국인들은 좀 더 기다리면 주가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관망 자세를 취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외환위기 때 한국에 투자한 비중은 일본을 제외한 극동아시아 전체 투자액의 1.3%로 줄었다. 작년 3·4분기(7∼9월)는 5.8%였다. 2월에는 3.4%로 높아졌다.

그래도 여전히 모건 스탠리가 외국펀드매니저들에게 제시하는 한국에 대한 투자비율(모건스탠리지수)엔 못미친다. 20억달러 정도의 자금이 더 들어올 만하다는 이야기다.

왜 아직 안들어오는 걸까. 외국인들은 노사분규 자금경색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 등을 지켜보며 투자규모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국증시 역시 세계시장의 흐름 속에서 파악해야 한다는 말이다. 한국증시가 아시아, 특히 인접국과의 역학관계에 의해 자금 유출입이 결정되고 주가 흐름 역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당장 미국 증시의 거품(버블)가능성,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의 움직임에 따라 주가도 변한다.

이제 재료에 의한 단기매매에서 벗어나 세계 경제동향과 펀더멘털을 중시하는 장기투자에 익숙해져야 할 때다.

심충보(대신경제연구소 증권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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