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양자-박양실, 입각-낙마 과정 너무 닮았다

  • 입력 1998년 4월 28일 0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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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정부의 첫 보건사회부장관 박양실(朴孃實·63)씨. 국민정부의 첫 보건복지부장관 주양자(朱良子·67)씨.

이들은 장관이 될 때까지 걸어온 길, 장관직에서 물러나는 과정에서 아주 흡사한 모습을 보여줬다.

주장관은 84년에, 박전장관은 91년에 각각 한국여의사회 회장에 당선돼 장관직과 달리 여의사회 회장에는 주장관이 먼저 올랐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평통)를 통해 정치권에 얼굴을 알린 순서에서는 박전장관이 주장관보다 앞선다.

이들은 재산공개 과정에서 위장전입을 통해 장남 이름으로 농지를 불법매입한 사실이 드러났고 결국 여론의 퇴임압력에 몰렸다. 언론에 불법사실이 보도된 뒤 보여준 반응 또한 판에 박은 듯 똑같았다.

5년 전 박전장관은 투기의혹이 보도되자 “절대농지인지 몰랐다. 남들이 그렇게 하기에 나도 그렇게 했다. 내가 투기꾼인양 보도되고 있는데 투기목적으로 땅을 산 적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주장관도 동아일보가 투기의혹을 제기하자 “남들도 다 그렇게 하지 않느냐. 노후에 농장을 경영하기 위해 땅을 샀을 뿐 투기목적으로 산 땅은 한 곳도 없는데 억울하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두 사람 모두 투기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하며 장관직에서 물러나기를 거부했으나 고위층의 ‘압력’으로 끝내 불명예 퇴진한 점도 닮은꼴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장관 재직기간뿐이다. 박전장관은 취임 10일만에 물러났고 주장관의 경우 56일만에 공개적으로 퇴임논의가 이뤄졌다.

물론 퇴직금도 다르다. 박전장관은 재직기간이 한달이 안돼 퇴직금지급 대상이 아니고 주장관은 40만원의 퇴직금을 받게 된다.

〈이현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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