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이렇게 키워요]태국대사관 무관 장루앙 부부

  • 입력 1998년 4월 27일 20시 21분


“태국 부모들도 한국 부모들처럼 아이교육에 엄한 편입니다. 그런데 외국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배운 것이 있어요. ‘아이와 잘 놀아주는 것’이 가장 큰 교육이란 것이지요.”

주한 태국대사관 무관 스리초운 장루앙(46)은 아이들에게 너그럽다. 손님 앞에서도 아이들이 서로 무릎에 앉으려 할 만큼. 가족은 부인 반와디와 용산 외국인 학교에 다니는 세 딸 니차야(16) 비차몬(11) 돌나파(9). 공군 출신인 그는 서울 이태원동 태국무관 관저에 입주한 지 7개월째.

어린 두 딸과는 블록쌓기 그림맞추기 놀이를 자주 하며 큰딸이 동생들과 놀아 줄 때도 있다. 또 태국의 국기(國技)랄 수 있는 배드민턴은 가족 모두가 즐기는 스포츠. 큰딸은 이미 아빠와 ‘맞수’이고 어린 두 딸은 이들을 흉내낼 정도.

공부는 아이들의 자율에 맡기는 편. “공부해라” “TV 보지마라”고 강요하면 되레 역효과가 난다고 생각한다. 숙제는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하고 볼만한 TV프로는 소파에 앉아 같이 본다.

부모가 몸으로 보여주는 교육이 효과적이라는 게 이들의 지론. 장루앙이 퇴근 뒤 가끔 식사를 준비하거나 청소를 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 그렇게 하면 아이들도 스스로 요리를 돕거나 서로 자기 방을 청소하겠다고 난리법석이다.

아이들이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은 다른 부모들과 마찬가지. 그러나 부모의 틀에 맞출 생각은 없다.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아주려 노력한다.

큰딸은 그림 그리는 데 재능이 있다. 그림은 잘 모르지만 딸의 그림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해준다. 딸의 그리기 실력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서.

이들 부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태국의 전통적 가치인 ‘가족애’. 가족끼리 서로 사랑하면 남들과도 원만하게 잘 어울릴 수 있다는 게 이들 부부의 설명.

“가족끼리라도 대화를 하지 않으면 멀어진다고 생각해요. 작은 일이지만 아침 저녁 식사를 같이 하는 게 큰 도움이 됩니다. 아이들의 생각도 읽을 수 있고.”

〈윤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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