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하원「키리옌코 총리」인준…옐친 강공작전 주효

  • 입력 1998년 4월 25일 0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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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하원(국가 두마)은 24일 세르게이 키리옌코 총리서리(35)를 신임 러시아총리로 인준했다.

러시아 하원은 이날 있었던 3차 인준 표결에서 전체 의석 4백50석 가운데 과반수가 넘는 2백51표의 찬성으로 인준을 가결했다. 반대는 25표였으며 나머지는 기권했다.

이로써 지난달 23일 보리스 옐친대통령이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내각을 전격 총사퇴시키고 30대의 키리옌코 총리서리를 지명하면서 빚어진 러시아의 정정불안은 일단 진정됐다.

이달 10일과 17일 실시된 1,2차 표결에서 공산당 등 야권의 주도로 잇따라 인준이 부결되자 옐친대통령은 “3차표결에서도 부결되면 하원을 해산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한편 각 정당 수뇌부를 개별 접촉해 인준을 촉구해왔다.

이날 표결은 의원들의 찬반여부 기표를 알 수 없도록 비밀투표로 이루어져 의원들은 당론에 관계없이 투표했다. 결국 하원해산만은 막자는 의견이 우세를 보여 옐친대통령의 ‘고집’에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러시아 사상 최연소 총리가 된 키리옌코에게는 빈사상태의 러시아 경제를 재건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키리옌코는 “정부지출을 60억달러 가량 줄여 아시아 금융위기와 유가하락으로 인한 예산부족을 타개하고 임금체불과 부채누증 등 고질적인 경제문제를 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를 실행할 수단이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젊은 총리가 관료사회를 장악하지 못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

러시아의 각종 경제지표가 극한 상황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점은 다행이지만 연 30%에 가까운 고금리에 높은 인플레율 등 경제는 중증환자나 다름없다. 키리옌코는 “폭약제거전문가의 심정으로 총리직을 맡았다”며 “단 한번 실수로도 끝장이라는 심정으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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