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생존 포로2명 가족 『설마… 한번이라도 봤으면』

  • 입력 1998년 4월 25일 06시 48분


북한을 탈출해 지난해 12월 귀환한 양순용(梁珣容·72)씨가 북한에 생존해 있다고 증언한 국군포로 7명 중 2명의 국내 가족들이 확인됐다.

양씨가 북한에 생존해 있다고 증언한 국군포로 강석용씨의 부인 김경예씨(74·전북 전주시 송천동)는 남편이 북한에 살아 있다는 소식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죽은 줄 알았던 남편이 살아 있다니 꿈만 같습니다. 하루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고 싶습니다.”

김씨는 “전사 통지를 받은 뒤 남편이 전선으로 가기 위해 고향 장수를 떠난 음력 6월12일에 매년 제사를 지내왔다”며 “그동안 기다리며 살아온 얘기를 어찌 말로 다할 수 있겠느냐”고 눈물지었다.

김씨는 남편이 떠난 뒤 여섯살배기 장남 등 1남2녀를 삯바느질과 연금으로 키웠으며 지금은 큰딸집에서 살고 있다.

아들 강순구씨(53·전주양돈축협전무)는 “어릴 적에는 아버지가 혹시 살아 계실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지만 워낙 세월이 많이 흘렀고 그동안 아무런 연락도 없어 생존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생각해왔다”며 “하루 빨리 아버지가 정말 살아 계신지 정부가 확인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다른 생존 국군포로로 거명된 임정용씨(70)의 여동생 용자(龍子·67·경기 부천시 소사구 심곡본동)씨 등 가족들은 소식을 전해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용자씨는 “오빠가 서울 안국동의 명성학교를 나왔으며 당시 ‘호국군’이라는 자치군대에 있다가 1·4후퇴 이후 군에 입대했으나 부대원이 모두 전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임씨의 어머니 이원순씨(99)는 “죽기 전에 아들을 한번만이라도 안아봤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했다.

〈전주·인천〓김광오·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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