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남찬순/적군파와 新나치주의

  • 입력 1998년 4월 22일 19시 46분


독일 적군파(赤軍派)를 만든 안드레아스 바더와 울리케 마인호프는 출신 배경이 전혀 다르다. 바더는 절도를 일삼다 고등학교 중퇴를 한 마르크시즘이나 마오쩌둥(毛澤東)이론과는 전혀 무관했던 인물이다.마인호프는 대학에서 교육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기자출신으로 백화점 방화사건 취재 도중 바더를 알게 된다. 이들이 적군파의 전신인‘바더―마인호프 그룹’을 결성한 것은 1968년이다.

▼‘바더―마인호프 그룹’의 사상적 모태는 60년대 서독의 신좌파 학생운동이다. 술집을 배회하다 우연히 학생들의 극좌테러리즘을 접하게 된 바더는 무분별한 행동주의자로 변신하고 마인호프는 이론을 제공한다. 여기에 상당수의 학생 지식인들이 가담, 적군파는 맹위를 떨쳤다.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다며 80년대 중반까지도 각종 폭탄테러 요인암살 등 도시게릴라 작전을 폈던 이 적군파가 스스로 해체를 선언했다는 보도다.

▼이념의 스펙트럼으로 볼 때 적군파의 정반대편에는 극우 신(新) 나치주의자들이 있다. 유태인에 대한 이들의 폭력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러시아 신나치주의자들은 히틀러 탄생 1백9주년인 29일까지 한국인을 비롯한 러시아 거주 아시아인들을 하루 한명씩 죽이겠다는 협박이다. 아직은 큰 피해가 없는 것 같아 다행이지만 적군파가 사라진 지구촌을 신나치주의자들이 긴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신나치주의자는 통틀어 5만여명, 이들이 작년 한해 저지른 테러가 5천여건이라는 통계다. 어디서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 테러를 저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국가간 협력을 강화하는 일이다. 유럽은 이미 20년전 테러협정을 체결, 수사 공조체제를 확립해 큰 성과를 보고 있다. 테러에 관한 한 지구촌 전체가 절대로 잠자지 않는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야 테러리스트들의 설 땅이 없어진다.

〈남찬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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