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이 이날 감사원을 방문한 것 자체만으로도 이를 입증한다. 대통령의 감사원 방문은 73년 이석제(李錫濟)원장 시절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이 찾은 이래 25년만의 일이다.
김대통령은 “정부가 감사원에 기대가 크다는 것은 25년만에 감사원을 방문한 나의 행보로도 증명된다”며 “이런 큰 기대 때문에 한원장을 감사원장으로 모셨으니 같이 합심해 열심히 일해달라”고 주문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감사원이 건의한 공직자 재산등록 심사권 등에 대해 “좋은 생각”이라며 수용의사를 밝힌 것도 이례적이다. 박지원(朴智元)청와대공보수석은 “대통령은 그동안 각 부처의 업무보고에서 상당한 건의를 받았지만 즉답을 피하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감사원 건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변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에 이처럼 힘을 실어주면서 김대통령은 ‘과거의 감사원’에 대해서는 강하게 질책했다. 김대통령은 “큰 것은 놔두고 작은 것만 살핀다면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이라며 “과거 관치금융이나 정경유착에 대해 감사원이 부당성을 따졌다면 외환위기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