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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한승주/韓-中협조, 한반도 평화에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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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한승주/韓-中협조, 한반도 평화에 필수

입력 1998-04-21 20:06수정 2009-09-2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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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한 국제적 시각은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 하나는 중국이 현재와 같이 급성장을 계속해 미국과 일본에 필적하는 경제대국이 되면 그에 상응하는 군사력을 확보해 아시아에서 패권을 장악하고 세력 팽창을 꾀하리라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중국위협론’을 과장된 것으로 보고 중국이 국제사회의 건설적인 일원으로서 아시아 지역의 안정과 평화에 기여함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협조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중국의 국제사회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지고 내부적으로 사회와 정치가 다원화됨에 따라 대외적으로 위협적인 정책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 中 적극외교 긍정평가

중국의 미래에 대한 세번째 견해는 앞의 두가지 견해의 절충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지금단계에서 중국이 위협적인 나라가 될 것이냐, 아니면 협조적인 나라가 될 것이냐를 점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견해다. 앞으로 중국의 태도는 외부세계가 중국을 어떻게 대하며 또 중국이 내부적으로 얼마나 개방되고 다원화되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바깥세계가 중국을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는 전제로 견제정책을 펼 때 중국은 그에 상응해 방어적 내지는 적대적 태도를 갖게될 것이라는 논리다.

앞으로 중국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는 우리에게 커다란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중국의 역할과 정책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의 유지는 물론 북한의 생존 그 자체, 그리고 우리의 통일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수년 전 북한 핵문제가 한반도를 전쟁 위기로 몰아넣고 있을 때 중국은 적시에 적절한 개입으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해 주었다.

중국은 또 한국과 미국이 제안한 4자회담과 관련해서도 처음의 소극적인 자세로부터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서 한미와 협의하고 공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4자회담이 한반도의 평화체제 수립에는 실패하였으나 중미, 한중간 긴밀한 정책 협의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생존을 지켜주는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하고 있다. 엊그제 베이징에서 남북한 차관급 회담을 결렬시키면서 북한의 대표단장은 “남조선의 비료가 아니라도 우리는 살아갈 수 있다”고 호언했다. 마침 때를 같이해 중국정부는 북한에 대한 비료와 식량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만 해도 중국은 북한에 1백만t 가까운 식량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것은 북한 총 부족량의 2분의 1에 해당한다. 중국은 또한 북한과 접경하고 있기 때문에 탈북민의 규모를 컨트롤할 수 있는 입장이다. 북한의 인구가 얼마나 많이, 얼마나 쉽게 탈출하느냐는 북한의 생존에 직결된 문제다.

다행히 중국은 한반도는 물론 아시아 전 지역에서 파괴나 훼방자가 아닌 건설과 국제협조를 추구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최근 아시아의 외환 위기와 관련해 중국은 동남아 국가들에 외화를 지원하는 한편 위안(元)화 가치를 절하하지 않음으로써 위기 극복에 도움을 주고 있다. 물론 이러한 정책은 선심으로서가 아니라 자국의 이익을 위해 취해진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렇게 자국을 위한 정책이 지역전체를 위한 것이 된다는 점에서 중국과 아시아, 그리고 중국과 한국은 상부상조해야만 하는 관계에 들어선 것이다.

▼ 美-日 관계 못지않게 중요

지난달 열린 중국의 제9기 전국인민대표회의(全人大)에서는 주룽지(朱鎔基)총리를 비롯한 차세대 경제 개혁 지도부를 등장시킴으로써 중국경제의 시장경제체제 전환을 더욱 가속시켰다. 중국이 시장경제에 의한 경제성장을 이룸에 따라 국내외적인 개방이 불가피할 것이며 이것은 한반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며칠 후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는 후진타오(胡錦濤)국가 부주석이 방한키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과의 관계에 못지않게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해야 할 것이다. 중국과 한국은 서로의 발전 방향에 커다란 이해관계를 갖고있기때문이다.

한승주(고려대교수·前외무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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