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재테크]투자결과 책임은 스스로 져야

  • 입력 1998년 4월 21일 19시 39분


“은행에 퇴직금 1억5천만원을 예치했는데 안심해도 될까요.” 최근 퇴직한 A씨가 “밤잠을 못자겠다”며 “내 돈이 안전한지 확인할 수 없겠느냐”고 기자에게 하소연했다.

여러 금융기관 가운데 옥석(玉石)을 가리는 구조조정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은행창구에도 이런 질문을 던지는 고객들이 부쩍 늘어났다. 그런데 A씨는 끄트머리에 “그건 그렇고…. 모 금융기관의 금리가 좋다던데, 거기는 어떨까요”라며 기자에게 은근히 물었다. 퇴직금 걱정은 금세 사라진 듯했다. ‘안전과 고수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욕심을 은연중 내비친 셈이다. 대부분의 고객들도 A씨와 마찬가지일 것 같다.

그러나 현명한 고객이라면 이제는 ‘금리가 왜 높을까’를 한번 따져봐야 한다. 실세금리가 연 17%대인 요즘 상황에서 예금금리가 이보다 2%포인트 이상 높으면 은행으로선 손해가 불가피하다.

어떤 금융기관이 고객에게 연 20% 이상의 수익률을 제시한다면 그것은 둘 중의 하나다. 탁월한 자산운용 능력을 갖췄거나 ‘떠나는’ 고객을 붙잡기 위해 능력에 부치는 고육책을 쓴 것이다.

같은 금융상품이지만 금리편차가 커지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부국상호신용금고의 3개월짜리 정기예금금리는 연 18%. 일부 금고는 똑같은 상품에 최고 연 21%의 확정금리를 준다. 부국측은 “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와 대출운용으로서는 이만한 수익률을 낼 수 없다”고 말한다.

얼마 전 우량 금융기관은 시중금리 하락을 기다렸다는 듯이 예금금리를 빠르게 인하했다. 경영상태가 부실한 금융기관은 내세울 것이 고금리밖에 없으므로 고금리 상품을 계속 팔고 있다. 안전과 고수익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는 전적으로 고객 본인의 판단이다. 투자결과에 대한 책임도 스스로 져야한다.

<이강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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